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도 삼성그룹으로부터 이른바 `떡값'을 받은 고위층 인사가 있다고 밝혀 향후 특검 수사에서 의혹이 규명될 지 주목된다.

지난해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주선했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도 이날 오후 내부회의를 열어 로비 대상자 명단 공개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김 변호사는 29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검찰 내 최고위층과 참여정부의 장관급 각료 뿐만 아니라 최근 국무위원이나 청와대 고위직에 거론 내지 내정된 분들도 뇌물수수 의혹 대상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방송에서 "새 정부 초기에 이런 의혹 대상자들을 공개하면 정치적으로 관여하는 형태가 될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미 `떡값 의혹'이 제기된 검찰 전ㆍ현직 고위층 3명은 가장 필수적이고 최소한도로 신부님들이 밝히신 것이고 다른 많은 분들을 문서에 기재해 놨고 녹취도 해 놨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로비 대상자 발표 계획에 대해 "벌써 공개를 했어야 했다거나 1차 수사결과를 본 뒤에 공개하자는 의견 등 여러가지 말이 많았다"며 "아직 시점과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했지만 기자회견 형태를 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제단은 "새 정부 인사가 포함돼 있는 삼성의 로비 명단을 발표할지 여부 등 우리의 입장을 오늘 오후 회의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사제단측은 "명단에 뇌물을 받은 검사들이 수십명에 이르며 조만간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가 계획을 철회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이한승 기자 prayerahn@yna.co.kr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