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1분전 "광탄비행장 지나고 있다" 교신

20일 오전 1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정상 1천여m 지점에서 발생한 육군 204항공대대 소속 UH-1H 헬기 추락사고는 `갑작스런 기상악화'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사고시간 대 야간기상 상황을 분석한 결과, 산 정상 부근에 운무가 끼는 등 국지적으로 기상이 악화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상악화가 사고 원인과 관련이 있는 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헬기는 이날 오전 1시9분 (용문산 근처의)광탄비행장을 지나고 있다는 교신을 한 뒤 오전 1시10분께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조종사인 신기용(44) 준위와 부조종사인 황갑주(35) 준위가 야시장비를 착용하고 조종간을 잡았으나 갑작스런 운무 등 기상악화로 용문산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레이더에 표시된 항적자료와 교신록 등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현재 홍천 인근에서 진행 중인 혹한기 훈련에 동원돼 204항공대대에서 비상 대기하다가 응급환자 긴급 후송지원 요청을 받고 야간비행에 나섰다 추락했다.

박흥렬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이번 사고와 관련, 오전 6시를 기해 육군이 보유 중인 UH-1H 헬기 120여대를 운항을 중단하고 부대별로 안전점검을 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사고기는 1966년 제작돼 미군이 사용하다가 1990년 11월 도입된 것으로 작년 10월24일 정비 과정에서 엔진을 교체했다.

통상 헬기는 엔진 교체 후 2천400 시간을 운영하는 데 이번 사고기는 엔진 교체 후 65.5시간을 비행했다.

이달 초 부대에서 정기적인 정비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육군은 이 헬기가 제작된 지 40년이 넘은 노후 기종이어서 기체잔해를 수거해 기체 및 엔진 결함 여부도 조사 중이다.

육군은 1968년~1990년에 UH-1H 헬기 150여대를 도입했으며 21대는 노후로 도태되고 10여대는 추락했다.

현재 120여대가 운용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유현민 기자 threek@yna.co.kr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