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회장 시절 이명박 당선인의 처남과 맏형의 도곡동 땅을 매입하도록 계열사에 지시한 인물로 지목받은 김만제 전 회장은 3일 "도곡동 땅 매입을 지시한 적이 없고 당선인 소유 땅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KE052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말을 바꿨느니 하는데 그런 적 없다"며 "내가 당선인에게 덕을 보겠냐.내 명예를 지키기 위해 특검에 나가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도곡동 땅 매입 뒤 기조실에서 보고하러 왔고 땅이 매우 좋다고 하더라"면서 "당시 당선인 땅이라는 소문은 파다했지만 그때는 땅을 명의신탁한 사람이 많았고 당선인도 (도곡동 땅을) 명의신탁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당선인 땅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으며 아무 관계도 없다"면서 "서청원이 뭐라 거짓말해도 내 입장은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서 전 대표가 왜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근혜가(경선에서) 뒤져 있으니 역전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 같다"며 "골프칠 때 도곡동 땅 얘기가 나와 내가 알아본다고 했으며 며칠 뒤 캠프에서 전화가 온 후 느닷없이 서청원이 몰아붙이더라"고 설명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