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ㆍ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은 1일 오전 고려대 제17대 이기수 총장의 취임식을 인촌기념관 강당에서 열었다.

이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제화ㆍ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대세이며, 실용과 개혁으로 무장하여 국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며 국제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새로운 경제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세계 곳곳에 고려대학교 글로벌화의 새로운 디딤돌이 될 해외 거점 캠퍼스를 건립하겠다"며 미국 LA캠퍼스 건립 공약의 추진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진정한 글로벌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통에 관한 우수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국제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연암 박지원 선생이 주창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 총장은 "법고란 확고한 주체성을 확립한 상태에서 전통문화를 존중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재창조하는 것이고, 창신이란 보편적인 것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개방적인 견지에서 우수한 외래문화를 수용하는 정신"이라며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는 새로운 아이덴티티 정립을 위해 부단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법학과 65학번인 이 총장은 고려대 후생복지부장ㆍ학생처장ㆍ기획처장ㆍ법과대학장을 역임하고 대외적으로는 한국법학교수회ㆍ한국중재학회ㆍ한국독일학회 회장을 맡는 등 풍부한 행정경험을 인정받아 지난달 신임 총장에 선임됐다.

취임식은 천신일 고려대 교우회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장무 서울대 총장과 김한중 연세대 총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장무 총장은 "작년 서울대에서 열린 세계총장대회에서 발표된 `서울선언'에 걸맞은 세계적 범위의 지식구조화에 힘써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자율화가 중요하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선의의 경쟁을 하며 꿈을 나누자"라고 말했다.

김한중 총장은 "연대의 맞수이자 영원한 동지인 고대가 민족 지성 1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이어갈 것을 굳게 믿는다.

고대의 수월성과 교우의 애교심이 새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덕룡 의원, 노베르트 바스 주한 독일대사,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사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박철 한국외대 총장,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목영준 헌법재판관, 탤런트 여운계씨 등이 주요 외빈으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또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학교 복귀가 결정된 출교생 7명 중 6명이 이 총장의 초대로 이날 취임식에 참석했다.

출교생 안형우(25)씨는 "총장 취임사 중 `서로 상한 마음을 위로하고 아픈 곳을 싸매 주는 관용과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말이 있었다.

출교 사태와 같은 학내 갈등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씨는 "총장님께서 복학 문제를 잘 처리해주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누명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을 것이지만 잘 해결이 돼 출교 처분이 완전히 처리되기를 바란다.

더 이상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