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자인 40대 남성이 남성 전용 마사지숍을 운영하면서 신종 마약을 반입해 동성애자 수 십명에게 판매하다 검찰과 세관의 공조수사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마약ㆍ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학석)는 신종 마약인 5-메오-딥트(일명 고메오)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국내로 반입해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43)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또 김 씨로부터 고메오 등을 구입해 투약한 8명에 대해 마약치료 전문병원에 격리치료를, 59명에 대해 마약퇴치운동본부에 교육을 각각 의뢰하는 등 치료조건부 또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처분했다.

국내에서 '고메오' 유통사범이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남성 전용 마사지숍을 운영하면서 구매자로부터 예금계좌로 돈을 송금받은 후 직접 또는 화물로 고메오를 전달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529차례에 걸쳐 1천286번 투입할 수 있는 고메오 7천68만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일본에서 가루 형태의 고메오와 이를 넣을 수 있는 빈 캡슐을 함께 들여온 후 직접 소량의 고메오를 빈 캡슐에 넣어 2개 당 5만5천-6만원을 받고 지방 구매자들에게는 고속철도 특송화물편으로, 수도권 구매자에게는 오토바이 택배나 직접 전달하는 방법으로 판매해왔다.

검찰 수사결과 김씨는 고메오를 일본에서 구입, 국내로 밀반입해 동성애자 전용 인터넷사이트 배너광고와 자신이 운영하던 동성애자 전용 마사지숍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메오 구매자 67명은 대부분 남성 동성애자로 대졸 학력이상이 46명이고 그 중 상당수는 의사, 음악가, 미술가, 학원강사 등 고소득 전문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매자 중 한 명은 외국인이다.

또 적발된 마약사범 중 에이즈 감염자가 5명인 것으로 확인돼 동성애를 통한 에이즈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MDMA(일명 엑스터시) 7.98g을 점퍼 주머니 속에 숨겨 반입하다 검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공항세관 검색대를 통과하면서 에이즈환자증을 보여주고 마약을 에이즈약이라고 속여 들여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구매자인 정 모씨는 지난해 11월 고속철도 특송화물편으로 김 씨로부터 고메오 여섯 캡슐을 16만원에 구입해 투약하는 등 34차례에 걸쳐 고메오 226캡슐을 구입했다가 적발됐다.

검찰 관계자는 "투약 사범 대부분이 초범으로 전과가 없고 자수한 점을 참작해 재범방지 차원에서 기소유예처분했다"며 "일본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유통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던 신종 마약류가 국내에서도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국내 최초로 고메오 밀수입 사범을 검거해 국내 확산을 막았다"고 말했다.

◇ 고메오 = 정식 명칭은 5-MEO-DIPT, 화학명은 5-methoxy-N이나 국내에서는 일본식 발음(숫자 '5'의 일본어 발음 '고')에 따라 고메오라고 불리며, 유럽에서는 폭시(FOXY, 성적 매력이 있음)라는 이름으로 파티용 마약으로 유통되고 있다.

2005년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고메오를 투약한 남성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본에서는 그해 4월 고메오를 마약류로 지정했고 우리 정부도 국가정보원의 입법건의로 2006년 12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주로 백색, 회백색, 황백색의 가루 형태로 유통되나 최근에는 이번 사건처럼 캡슐 형태도 발견되고 있다.

신경조절 기능을 저하시키고 환각 및 최음 작용을 일으키며 장기간 과다 사용할 경우 뇌 손상 및 사망에 이를 수 있고 환각작용으로 인해 폭력ㆍ살인ㆍ강간 등 2차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