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된 아파트들의 청약 경쟁률이 크게 엇갈려 관심을 끌고 있다.

송도.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최고 1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된 반면 경제자유구역이 아닌 곳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대거 청약미달 사태를 빚은 것.

건설업계에서는 경제자유구역은 개발호재가 많아 향후 시세차익이 높을 것이란 기대가 큰 데다 당초 전체 물량의 100%를 배정하려던 지역우선 공급물량이 30%로 줄면서 서울과 수도권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면서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3일 금융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이날 2순위 청약을 접수한 GS건설의 '청라자이'는 일반분양 861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총 4400명이 신청해 5.11대 1의 경쟁률로 11개 주택형이 모두 마감됐다.

131㎡형은 92가구 모집에 인천지역 청약자 1243명,수도권 청약자 424명이 몰려 각각 44.4대 1, 25.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11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한 현대건설의 주상복합 '송도 힐스테이트'는 274가구 모집에 2480명이 몰려 평균 9.0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2순위에서 주택형이 모두 마감됐다.

154㎡형의 경우 인천지역 1순위에서 가장 높은 13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청라자이'와 '송도 힐스테이트'는 2개 단지 모두 전 주택형에서 인천 주민에게 30%가 배정된 우선공급 가구수를 채운 것이 특징이다.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려고 그동안 청약통장을 아껴둔 인천 실수요자들이 많이 청약했다는 얘기다.

최근 분양시장 침체로 인천에서도 33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속에서 경제자유구역 아파트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데 대해 분양업체들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싸다는 점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고 있다.

송도 힐스테이트 154㎡형의 분양가는 3.3㎡(1평)당 1350만원으로 인근 지역 중.대형 아파트 시세에 비해 3.3㎡당 500만원 이상 낮다.

또 인천지역 우선공급물량이 30%로 축소되면서 수도권 청약자들의 청약기회가 확대된 점도 청약률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주 후 곧바로 전매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주변 아파트 시세와의 차이만큼을 차익으로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 높은 청약률을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들 단지와 같은 시기에 청약을 받은 인천 서구 오류동의 '검단자이'와 '드림파크 어울림'은 청약률이 10~20%대에 머물고 있다.

'검단자이'는 13일 3순위 접수까지 831가구 모집에 111명이 신청, 0.13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11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다.

'드림파크 어울림' 역시 3순위까지 931가구 모집에 271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0.29대 1에 그치며 10개 주택형이 모두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이번 인천 경제자유구역 분양 단지는 높은 개발 가능성과 싼 분양가 등 매력적인 요인이 많아 실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았다"며 "앞으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