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점상총연합회(전노련)는 16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과 고양시청 앞에서 고양시의 노점상 단속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노련 회원 3천500여명(경찰추산)은 이날 밤 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여 화정역과 시청 앞 오거리 일대의 교통이 한때 마비되고 경찰관과 시위대 일부가 부상했다.

전노련은 집회에서 최근 전노련 고양지역 회원인 이모(46)씨가 목숨을 끊은 것은 폭력적인 노점상 단속 때문이라며 단속을 중단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

이들은 이어 한쪽 방향 차로를 막고 걸어서 시청으로 이동해 이 일대 교통이 1시간 가량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시위대는 시청 정문을 봉쇄하기 위해 배치한 컨테이너박스 4개를 사이에 두고 3천여명의 경찰과 대치했으며 컨테이너박스끼리 연결해 놓은 쇠줄을 절단기로 끊고 이 중 1개를 정문에서 떼어내 시청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철제 정문이 파손됐으며 한모(34) 경장 등 경찰관 5명이 이마가 찢어지는 등의 상처를 입었으며 시위대도 일부 부상했다.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전노련 집행부는 강현석 고양시장과 시청 2층 소회의실에서 사태해결을 위한 면담을 가졌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1시간만에 끝났다.

전노련은 시장과의 면담이 성과없이 끝나자 자체 회의를 갖고 2천여명(경찰 추산)의 회원을 동원, 오후 늦게 다시 시청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곳곳에 폐타이어 수십개를 가져다 놓고 불을 질렀으며 경찰은 소방차와 소화기 등 이용해 불을 진화하면서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경찰에 밀린 시위대는 시청 앞 오거리를 점거한 뒤 경찰과 2시간 가량 대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1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노련은 7시간 넘게 경찰과 대치하다 해산했으며 17일 시청 앞에서 다시 집회를 열기로 했다.

조승화 전노련 선전국장은 "고양시장이 영세 노점상의 생존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숨진 이씨의 노점은 단속 대상이 아니었으며 실제 한번도 단속된 적이 없다"면서 "정식으로 세금을 내고 장사하는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의 민원이 많아 노점상 단속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엽동 자택 인근에서 노점을 하던 전노련 회원 이모(46)씨는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3동 후곡마을 앞 경의선 철로변의 산책로 공원에서 12일 소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중이다.

(고양연합뉴스) 강병철 이한승 기자 soleco@yna.co.kr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