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감안 눈에 띄지 않게 발목에 차는 `발찌'

상습 성폭력범죄자의 행적을 추적ㆍ감독해 재범을 방지하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일명 `전자팔찌')가 첫 선을 보였다.

16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성폭력사범 위치추적 시스템 구축사업' 착수 보고회에서 공개된 전자팔찌는 손목시계 모양을 하고 있으나 인권문제 등을 감안, 눈에 띄지 않게 발목에 차도록 고안돼 있다.

사실상 `발찌'에 해당되는 전자팔찌는 성범죄 전과자가 신체적 문제 등으로 발목에 착용할 수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손목에 착용하게 된다.

전과자는 전자팔찌와는 별도로 휴대전화 크기의 휴대용 위치추적 장치를 허리띠에 차거나 주머니 등에 소지해야 한다.

전자팔찌와 한 세트인 이 장치는 서울보호관찰소에 설치된 중앙관제센터에서 이동통신용 인공위성을 통해 전과자의 위치 정보를 탐지하는 `교신기' 역할을 한다.

전자팔찌 착용자는 항상 위치추적 장치를 충전시킨 채 몸에 소지해야 하고 집에 들어왔을 경우에만 거치대에 놓아 둘 수 있다.

착용자가 위치추적 장치를 놔 두고 집 밖으로 나가거나 일정 거리 이상 몸이 떨어졌을 때, 장치를 방전시켰을 경우 등에는 곧바로 전자팔찌에 경고음이 울리며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관제센터에 통지된다.

전자팔찌는 내부에 센서가 있어 착용자가 임의로 줄을 끊거나 파손하면 관제센터에서 즉시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상황을 알려준다.

또한 위치추적 장치 내 프로그램은 암호 설정이 돼 있어 쉽사리 조작하거나 작동을 무력화하기가 어렵다.

이런 원리로 성폭력 전과자는 자신의 위치와 동선이 항상 감시를 받게 되기 때문에 유사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도무지 날 수 없고 재범을 하더라도 곧바로 검거될 수 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는 전자팔찌로 전과자의 사생활 영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어 인권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착용 대상자의 범위를 엄격하게 정해놓고 있다.

성범죄로 징역형을 마친 전과자의 경우, 두 번 이상의 성범죄를 저질렀고 선고받은 형의 합계가 징역 3년이 넘으며 한 차례 처벌 후 5년 내에 재범한 경우에 전자팔찌 착용 대상자가 된다.

징역형 종료자 중 2회 이상의 성범죄를 범했고 그 상습성이 인정되는 경우나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적 범행을 저지른 자도 해당된다.

성폭력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치료감호를 전제로 가석방으로 풀려났거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보호관찰이 함께 부과된 경우 중에 판사가 별도로 전자팔찌 부착 명령을 내리면 해당 사범은 전자팔찌를 차야 한다.

현재 법무부는 이 사업의 수행자 선정을 마쳤으며 내년 6월까지 위치추적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7∼9월 시범실시 및 시스템 안정화 단계를 거쳐 공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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