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서는 5개 대학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유치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데다 대덕연구개발(R&D) 특구,한국과학기술원(KAIST),행정복합도시,정부대전청사,육·해·공 3군본부 등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다양한 인프라들이 구축돼 있다.

충정권의 거점도시인 대전의 경우 고등법원급에 해당하는 특허법원이 자리잡고 있어 고법 고검과 함께 한 도시에 2개 이상의 고등법원급 법원이 소재한 유일한 도시로 꼽힌다.

각 대학들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첨단과학기술과 군사법무,지적재산권 등 '지역특성을 살린 로스쿨'을 기치로 내걸고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청권에서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은 충남대 한남대 배재대 충북대 청주대 등 모두 5곳이다.

이 중 현실적으로 1~2개 대학만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충남지역의 지자체들은 이달 초 지자체 차원의 로스쿨 유치를 위한 다단계 전략을 수립했다.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시도지사협의회와 지역국회의원 간담회 등 공식 비공식 채널을 전방위로 활용하기로 한 것.지자체들은 대전 충남권에 최소 1개교 이상의 로스쿨 유치를 목표로 대학간 협의조정을 벌여 단일후보 선정작업도 벌일 계획이다.

대전 소재 19개 대학 기획처장과 대전시 관계자들은 지난달 대전권대학발전협의회 실무회의를 열고 유치를 위한 공조에 합의한 바 있다.

충남대는 중부권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충남대 법학과는 중부권에서는 가장 많은 100명에 가까운 사법고시 합격자를 배출했다.

지역의 대표적인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법학교육의 역사와 경험,사회적 공헌도 등의 측면에서 경쟁 대학을 압도한다는 생각이다.

충남대는 2005년부터 변호사 5명을 포함 7명의 교수를 새로 채용해 교수진을 25명으로 확대하는 등 일찌부터 로스쿨 유치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현재 법과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교원 교과과정 등 69개 평가항목을 6개팀으로 나누어 로스쿨 유치를 위한 실사를 대비하고 있다.

충남대는 최근 지적재산권법 교육연구센터를 완공했다.

로스쿨 전용 건물로 활용할 이곳으로 올 2학기부터 법과대를 옮길 예정이다.

대전에 지적재산권이 창출되고 이를 심사 등록하는 특허청과 특허심판원 특허법원이 있다는 점을 감안,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심정수 법과대학장은 "1999년부터 특허협동화과정을 운영해 왔고 2000년 전국 유일의 특허법무대학원을 설치해 이 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며 "특허 상표 저작권과 특허소송실무 등 지적재산권의 세부전공별로 전국 최고 수준의 전문 교수진을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심 학장은 "앞으로 입학생의 일정비율을 과학분야 전공자로 선발,지적재산권 전문법조인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남대는 27개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해 오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와 대덕R&D특구를 겨냥해 과학기술법,인권법,법정책학 등 3개 분야를 특성화해 로스쿨 인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추진위원회,기획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추진위원회,법대학장이 위원장인 준비위원회 등이 이미 구성돼 있으며 활발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4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유치를 준비해 온 한남대는 모두 91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법대 전용건물로 활용키로 했다.

이 건물에는 3만5000권의 전문도서를 갖춘 법학도서관과 모의법정 등을 설치한다.

이석용 법과대학장은 "세종시 유일의 로스쿨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동안 내실있는 연구실적을 쌓아온 국제교류분야와 과학기술법연구원을 통한 업적은 로스쿨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2005년 법과대를 단독건물로 이전했다.

현재 7명의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 로스쿨 충원기준인 20명까지 충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04년 출범한 설립추진위를 중심으로 모의법정 리모델링,법학전문대학원 설치 등 모두 34억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용욱 법과대학장은 "대전과 인근지역에는 육·해·공군 3군 본부와 3군 대학 및 각 군 군사최고법원이 있고 이와 관련한 많은 법률서비스 수요가 생기고 있다"며 "군사법무를 특성화한 전문 로스쿨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