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김모씨(59)는 갑작스런 객혈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폐와 주변 임파선에 암이 퍼진 폐암 3A기였다.

이 병원 폐암팀은 김씨의 폐암이 상당히 진행돼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먼저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했다.

암 확산이 주춤하자 오른쪽 폐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한 지 7년째 접어든 김씨는 재발이 없어 예전처럼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전국 병원에서 가장 많은 313건의 폐암 수술을 했다.

위암 등 4가지 암에서 수술건수 1위를 차지한 서울아산병원에 비해 병상 수가 훨씬 적은데도 불구하고 폐암 만큼은 2004년을 제외하고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걸맞게 치료성과도 '세계 1등'에 다가서고 있다.

1994∼2001년 수술받은 환자 936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수술 뒤 1년 생존율은 82.25%,3년 61.52%,5년 55.08%,7년 52.39%로 나타났다.

또 5년 생존율로만 보면 1기 71.1%,2기 40.8%,3기 30.7%에 달한다.

이는 미국 최고 암 치료기관인 MD 앤더슨암센터의 치료성적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서울병원 폐암팀의 성공은 의료진의 유기적인 팀워크와 초기 폐암환자를 위한 신속한 치료절차가 주된 비결이었다.

폐암팀은 매년 200여건의 폐암수술을 해온 심영목 흉부외과 교수를 비롯해 6개 진료과목,12명의 교수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1994년 개원 당시부터 발을 맞춰 형 아우처럼 격의없는 팀워크를 자랑한다.

팀원 전체가 매주 한 차례의 정기적인 협진,매주 두 차례의 진료회의를 통해 환자의 상황을 점검하고 치료전략을 짠다.

신약 폐암치료제인 '이레사'의 임상시험,기관지 치료내시경 시술,3차원 입체방사선 치료 등 신치료법 도입에도 앞서 있다.

팀장인 심영목 교수는 "내년 초 삼성암센터가 오픈되면 폐암센터를 확장해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진료를 펼치겠다"며 "이를 계기로 여러 질환 중 국내 최고인 폐암 사망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