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납치.. 여성이 16명이라는 보고 받았다"
미국에 협조 요청..아프간 대통령과도 통화 예정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무장세력의 한국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아프간 및 미국 정부 등과 최대한 협조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납치자 석방을 위해 사무총장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 해결되도록 하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중동 평화회담에 참석해 이날 유엔본부로 돌아온 반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리스본에서 (납치)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고 걱정이 매우 많다"며 소식을 전해들은 직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카불 주재 사무총장 특별대표로부터 상황을 보고 받은 결과 22명이 납치되고 그중 16명이 여성이라고 들었다"며 "여러가지 조건을 내걸고 있어 해결에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하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유엔 주재 아프간 대사로부터 아프간 정부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지시로 외무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책반을 설치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아프간 정부가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잘메이 할릴자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자신이 카르자이 대통령과 통화한 결과 카르자이 대통령도 최대한 관심을 갖고 해결하겠다고 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며 "할릴자드 대사에게 미국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칼릴자드 대사는 자신이 카불 주재 미국 대사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에게 연락해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오늘 밤(뉴욕시간) 11시30분에 카르자이 대통령과 통화하기로 돼있다"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조속한 시일 안에 석방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한국 정부에는 "탈레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서 국제적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정세가 불안한 지역에는 국민이 가급적 방문을 자제해야 되겠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당부했다.

반 총장은 "과거 김선일씨 사건에서 국민들이 많은 충격을 받았고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또 발생해서 아주 착잡하다"고 크게 걱정하며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반 총장은 김선일씨 납치사건 당시 외무장관으로서 사태 수습을 지휘한 바 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