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 아들을 집에 혼자 버려두고 집을 나와 숨지게 한 비정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0일 네살배기 아들을 혼자 버려두고 집을 나와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김모(37.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말께 남편이 교통 사고로 장기간 입원중인 사이에 아들 박모(4)군을 안방에 버려두고 현관문을 잠근채 집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박군은 숨진 지 몇 달만인 지난 6일 오후 6시50분께 오랜만에 집으로 찾아온 아버지(40)에 의해 안방에 엎드린 채 심하게 부패된 상태로 발견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입원해 돈도 떨어지고 남편과 사이도 나빠 집을 나왔다.

집에 두면 누가 찾아오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집을 나올 당시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던 박군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잠을 재운 뒤 짐도 챙기지 않은 채 몸만 빠져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아들의 죽음을 알게됐다는 김씨는 "아들이 걱정됐지만 집에 돌아가면 남편에게 혼이 날까 두려워서 찾아갈 수 없었다.

죽었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출 후 평소 친분이 있던 경기도 수원시 오모(41)씨의 집에서 생활했고 집을 나간 후 한번도 집으로 찾아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