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을 다니는 여성의 '불량스런' 옷차림과 행동이 성폭력을 유발한다는 사회적 편견에 여성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춘천가정폭력ㆍ성폭력상담소, 강원여성쉼터 등 여성단체와 강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강원도 노인학대예방센터로 구성된 `달빛시위 공동준비위원회' 회원 60여명은 6일 오후 7시30분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여성도 밤길을 거침없이 활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며 `밤길 되찾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폭력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전가하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여성들도 시원한 밤 바람을 느끼며 당당하게 밤거리를 다닐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행사에 참여한 지미정(42.여)씨는 "여성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밤거리는 모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밤거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남녀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행사준비를 담당한 허애경(45.여) 춘천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밤길을 조심하라는 말은 여성을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여성의 행동을 억압하고 통제해왔다"며 사회가 밤거리를 안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청 앞 시위를 마친 이들은 저마다 손에 촛불을 들고 명동을 거쳐 공지천 풀밭 야외무대까지 `밤길'을 밝히며 행진했다.

밤길 되찾기 시위는 1973년 독일에서 연쇄 성폭력 사건이 일어난 뒤 희생자를 추모하고 성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거리행진에서 시작됐으며 국내에서는 2004년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처음 열려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한편 춘천에서는 지난달 18일 강원대학교 앞길에서 여대생을 상대로 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모두 20여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건에 비해 18% 정도 증가했다.

(춘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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