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안식별비행중 사고…블랙박스 판독 다소 늦어질듯
유족들 처음 희생자 시신 확인…30일 오전 국내이송


한국인 관광객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캄보디아 PMT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는 조종사가 악천후 속에 육안식별비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캄보디아 항공당국과 공동으로 이번 추락사고 원인 규명작업에 착수한 정부 신속대응팀 소속 건교부 항공전문가 2명은 사고기 잔해가 발견된 직후 현장을 답사, 기체의 상태와 항로,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등을 면밀히 조사, 조종사의 과실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파악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정부 고위관리는 사고기 조종사가 정기항로를 벗어나 육안으로 지형을 식별하면서 우회비행을 하다 추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측에 전달해왔다.

이 고위관리는 "바다에서 보꼬산 정상쪽으로 비스듬히 바람이 자주 불기 때문에 항공기가 산에 충돌할 위험을 느껴 조종사들이 자주 산 정상 북쪽으로 항로를 이동한다" 면서 사고 당일 악천후로 계기비행을 하지 않고 육안식별비행을 한 것이 확실해 보이며 개인적인 판단으로 사고 원인은 악천후와 조종사 과실을 반반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현석 주캄보디아 대사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풍우가 심해 항로를 변경, 산쪽으로 간 것이 사고를 내게 됐다"고 사고기의 항로이탈 사실을 확인하면서 "항로를 바꾸는데는 관제탑의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조종사가 관제탑의 고도를 높이라는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추락 사고의 원인 조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라 사고 당사국인 캄보디아를 주축으로 많은 희생자를 낸 한국과 항공기 제작국인 러시아가 공동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측이 사고 현장에서 확보한 블랙박스를 자국으로 옮겨 판독키로 함에 따라 최종 판정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유족들은 이날 오후 현지에 도착한뒤 처음으로 깔멧병원에 설치된 분향소에 모습을 드러내 먼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가 설치된 제단에 조문하고 이어 시신 확인작업을 했다.

유족들은 정부관계자에 이어 하나투어 관계자가 조문을 하려하자 "너희들이 우리 가족을 죽였다"고 오열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시신 확인작업에서 아들과 딸을 잃은 부모들은 얼굴조차 분간이 힘든 시신을 안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이어 유족들은 당초 예정했던 메콩강 위령제 대신 현지 한인교회 목사가 주재하는 추모식만으로 모든 절차를 끝냈다.

유족들은 이에 앞서 27일 밤 대사관과 정부관계자와 만나 사고 경위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장례 및 운구 절차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한국시간 30일 오전 6시45분 희생자 시신과 함께 296석 규모의 대한항공 A330-300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들어올 예정이다.

한편 캄보디아 정부는 "한대의 항공기가 사고를 냈다고 해서 민간항공사의 운항을 제한할 수는 없다"며 이번 사고를 낸 PMT항공의 국내외 노선운항은 계속 허용할 계획이며 항공사의 잘못이 명백할 경우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현지 신문인 캄보디아데일리가 보도했다.

(프놈펜연합뉴스) 권쾌현 전성옥 서명곤 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