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말이 늦을 경우 엄마들은 '좀 늦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저절로 말문이 트이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일상적인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36개월이 돼도 문장표현을 제대로 못한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가 쓰는 어휘가 부족하고 새로운 단어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문장을 짧고 단순하게 구사한다면 숨겨진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아이를 5~6세까지 방치하면 인지·정서발달이나 사회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입학 후에는 학습장애로 연결될 수도 있다.

아동의 언어발달지연은 부모가 아기에게 충분한 자극을 주지 못한 자극결핍,아동의 인지발달지연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의심되면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아이의 언어평가,운동발달평가,정서·인지발달평가,부모평가 등을 실시하고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언어평가는 언어표현이나 이해력뿐만 아니라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상태와 환경적 요소를 함께 점검함으로써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할수 있도록 돕는다.

자극결핍이라면 부모가 어떻게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줘야 하는지 부모교육을 실시한다.

부모가 자녀의 언어치료에 참여하게 되면 유아의 언어발달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도 좋아져 일석이조다.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교육환경을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도 의사소통능력이 쉽게 향상된다.

최근에는 두 살 이상 유아기 시절부터 언어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존 5세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언어치료에 비하면 언어능력 부족으로 인한 또래관계 형성의 어려움,학교생활 부적응 및 사회성 장애,학습능력저하 등 2차적인 문제를 조기 예방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유아의 표현력이 덜 발달한 경우라면 '놀이'를 통한 언어치료가 필요하다.

예컨대 △손짓이나 몸짓만으로 의사표현하는 유아 △엄마 아빠 물 우유 등 10~20개의 단어만을 구사하는 유아 △혼자서만 놀거나 눈을 맞추지 않는 등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유아라면 부모가 전문의로부터 '놀이'를 통한 언어발달 촉진법을 배워 직접 자녀를 치료해보는 게 좋다.

자폐증이나 ADHD 등이 원인이라면 선행 질환부터 치료해야 한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