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폭행 늑장수사… 경찰 후폭풍

홍영기 서울경찰청장과 수사 실무자가 잇따라 사퇴함에 따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늑장수사 논란'이 일단락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한화그룹의 로비설과 경찰 수뇌부의 외압설 등이 불거지는 등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경찰 고위간부가 책임을 떠안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홍 서울청장은 25일 퇴임식을 갖고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고 조직 내에 갈등과 불협화음을 야기한 총체적 책임은 서울청장이 지는 게 마땅하다"며 사퇴이유를 밝혔다.

보복폭행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처음 관련 첩보를 입수해 피해자 조사까지 벌이는 등 상당 수준 수사가 진행됐다가 뚜렷한 이유없이 남대문경찰서로 이첩됐고,이후 수사가 한달 이상 중단됐다.

또 수사실무를 맡은 강대원 남대문서 수사과장이 "한화 법무팀장이 '평생을 보장해줄 테니 수사 결과를 협상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한화그룹 로비설과 경찰 수뇌부의 외압설 등 파문이 확산됐다.

이처럼 수사 과정 전반에 의혹이 제기되자 홍 서울청장이 경찰조직 보호를 위해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홍 서울청장의 사퇴 결심에 대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소회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청 감찰반이 다음 주로 예정했던 감찰 결과 발표를 이날로 앞당긴 것도 경찰의 신뢰 추락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로 풀이된다.

수사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맘보파 두목 오모씨를 세 차례 만난 혐의로 직위해제된 강 전 수사과장도 이날 사표를 제출하며 "경찰조직 상부에서 압력성 전화나,수사를 어떻게 하라는 식의 전화는 절대 없었다"며 상부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채정석 한화그룹 법무팀장도 이날 소속팀 변호사 2명과 함께 강 전 수사과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로비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파문이 가라앉을지는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의 이날 감찰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한화 측이 경찰 수뇌부에 청탁을 한 정황이 통화내역 조사 등으로 사실로 드러나거나 정치권 등에서 추가 폭로가 잇따를 경우 파장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정태웅/박민제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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