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로 흩어져 있던 주요 주식투자 동아리 회원들이 처음으로 한꺼번에 모인 자리였어요.

참가자들이 많아 분위기는 좋았는데 질의 응답시간이 짧은 게 아쉬웠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울대 주식투자 동아리 'SMIC'의 홍진채씨(전기공학부 4학년)는 "동아리끼리 교류기회가 넓어지고 증권업계의 고수들로부터 유익한 얘기를 듣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5개 리서치팀으로 구성된 SMIC의 5팀 팀장을 맡고 있는 홍씨는 단타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요즘 세태와 달리 철저한 가치투자 신봉자다.

그는 "2003년과 2004년에 산 현대제철과 인선이엔티를 아직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판단에 당분간 더 보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제철은 50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인선이엔티도 30% 내외로 선방하고 있다.

최근 자체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에 추가한 현진소재도 수익률 20%를 달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동아리 내 투자패턴도 양극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씨는 "주식으로 주변에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식 동아리에 관심을 보이는 친구도 늘고 있다"며 "내부적으론 장기 가치투자 전략을 고수하는 쪽과 단기 투자패턴을 보이는 쪽으로 확실히 구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 주식투자 재미에 푹 빠진 그는 4학년이지만 아직 집에는 비밀로 하고 있다.

홍씨는 "아버지가 전에 주식으로 크게 돈을 날리신 후 '절대 주식하지 마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하신 터라 동아리 활동도 비밀"이라며 "전공을 살려 정보기술(IT) 관련 컨설턴트도 해보고 싶지만 솔직히 지금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