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하이브랜드 쇼핑몰이 카풀(car pool)을 할 수 있도록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 이후 골프 등산 낚시 등 주말 레저족들의 쇼핑 명소로 떠올랐다.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에 인접해 있는 이 곳에 고속도로를 이용,골프장이나 등산.낚시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쇼핑몰 내 관련 의류.용품점은 물론이고 지하에 입점한 이마트 양재점까지 매출이 늘고 있는 것.

하이브랜드는 양재 나들목에서 500m 거리에 위치한 데다 U턴과 좌회전이 모두 가능한 신호 체계 덕분에 고속도로를 들고 나기가 편해 차를 갈아타고 수도권 남쪽으로 가려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몰측은 지난해 3월부터 2000면 규모의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 이후 카풀 차량수가 주말 하루 평균 500~600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하이브랜드 몰에 카풀족들이 몰리는 것은 경부고속도로 선상에 있는 양재동 '만남의 광장'은 종일 주차공간이 꽉 차 카풀을 위한 주차가 어렵고,한때 주차장을 무료 개방했던 인근 농협하나로클럽이 카풀 주차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레저 카풀족이 귀갓길에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각종 상품이 하루 평균 5000만원을 넘는다는 게 쇼핑몰측 설명이다.

카풀을 위해 몰려드는 레저족들의 소비 파워는 쇼핑몰 매장 구성을 바꾸고 있다. 하이브랜드는 당초 유럽풍 스트리트 패션몰을 컨셉트로 2003년 분양됐다. 하지만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데다 젊은 고객들이 찾기엔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공실률이 30% 수준에 달할 만큼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레저족들이 몰려들면서 매장 구성이 확 바뀌었다. 특히 카풀족 대부분을 골퍼들이 차지하면서 골프 의류.용품 매장의 입점이 늘고 있다. 나이키골프 아쿠아스쿠텀골프 던롭골프 임페리얼 던롭골프 링스골프 김영주골프 먼싱웨어 블랙앤화이트 아디다스골프 테일러메이드 전원골프백화점 등 12개 대형 매장이 1층 목 좋은 자리를 중심으로 빽빽히 들어서 있다. 2005년 말 4개에서 1년3개월 새 3배나 늘어난 것.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이키골프가 전국 패션몰 입점 매장 중 주말 하루 평균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카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자 너도나도 입점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골프 마니아 유입이 매출 상승 효과를 불러일으키자 쇼핑몰 운영사는 대형 시타(試打)실,스윙분석 시설,퍼팅연습장 등 골프 관련 시설을 확충했다.

쇼핑몰 지하에 입점한 이마트도 덩달아 신바람이 났다. 카풀족들이 귀가 때 찬거리 등을 사가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0% 신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마트는 전국 대형 마트 중 매출 1위인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과 수입 가공식품 분야가 강세인 코스트코 양재점 사이에 끼어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이마트 양재점 관계자는 "골프족들을 겨냥해 캘러웨이 혼마 파워빌트 맥그리거 등 유명 브랜드로 구성된 백화점 수준의 클럽 복합 매장을 갖추고,다양한 소(小)포장 채소를 마련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