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근무하다 위암 3기 판정을 받아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A씨(45). 그는 1년 전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을 때는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석 달 전 위암 판정을 받았다. 1년 만에 암이 발생한다 치더라도 도대체 어떻게 3기에 도달한 것인지 납득이 아직도 안 간다.

암 조기 진단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알아본다.

[건강한 인생] 암 조기진단 어떻게‥ 50세 넘으면 대장암 해마다 검사를
◆암의 발생·증식 속도가 차이나는 이유
=암은 인체 부위나,조직학적 특성,환자 신체 상태에 따라 증식 속도가 확 달라진다.

암 종류별 증식 및 전이속도에 대한 깊은 연구가 없을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다만 일본의 소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골육종 임파선암 폐암(편평상피암) 폐암(선암) 유방암 대장암 순으로 암의 크기가 배로 증식하는 기간이 짧다.

짧게는 6~9개월,길게는 2~4년이면 위협적일 정도로 암이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암이 성장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1cm 크기(무게 1g,암세포 수 10억개) 이상으로 성장하는 데는 대개 5~20년이 걸린다.

따라서 암의 원인이 될 요인을 회피하고 발견후 조기 치료할 시간은 충분하다.

국제암연구소(IAR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의 70% 정도는 흡연 감염 음식 등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며 유전적 원인은 5%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활양식의 변화,유발물질 회피,감염 예방 등이 암 예방의 필수조건이다.

[건강한 인생] 암 조기진단 어떻게‥ 50세 넘으면 대장암 해마다 검사를
◆효율적인 암 검진 요령
=암을 철두철미하게 가려내려면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95% 이상의 일반인이 암을 효율적·경제적으로 발견할 수 있도록 검진 주기와 항목을 정한 게 5대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이다.

5대 암에서 빠진 게 폐암이다.

폐암은 전체 암 중 발병률 2위,사망률 1위를 차지하지만 기존 흉부엑스선촬영 등의 방법으로는 조기 진단의 이점과 치료 효율을 제고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연만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대장암은 최근 고지방식,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폐암을 제치고 발병률 2위 암으로 올라설 태세다.

[건강한 인생] 암 조기진단 어떻게‥ 50세 넘으면 대장암 해마다 검사를
특히 50대 이후에는 그 이전에 비해 대장암 발병률이 거의 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매년 한 차례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종양표지자 검사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종양표지자' 단백질로 암 유무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종양표지자는 암에 특이적으로 나타나거나 증가하는 게 아니므로 진단에 한계가 있다.

현재 암 조기 진단에 활용하는 종양표지자는 전립선암에 많이 분비되는 전립선 특이항원(PSA),간암에서 분비되는 혈청알파태아단백(AFP)뿐이다.

보조 진단에 불과할 뿐 결정적인 단서는 아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암의 발생 유무를 판단하는 데 쓰이지만 검사 결과 정상으로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 없다고 할 수 없고,이상으로 나오더라도 해당 장기의 암에 대한 정밀검사를 시행하면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