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트장을 관광사업에 활용해보겠다는 취지로 세트장 비용을 지원했던 전남 여수시가 '흉물'로 변해버린 영화세트장 철거비용을 놓고 영화제작사와 벌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박홍우 부장판사)는 영화 '혈의누' 세트장 철거비 1억5000여만원을 내놓으라며 싸이더스FNH가 여수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영화제작사)는 보조금 1억원을 받고 피고(여수시)에게 세트장을 기증했으나 둘 사이에 세트장 증여에 관한 확정적인 합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세트장은 사유토지 등에 설치돼 설치 당시부터 철거나 원상복구가 예정돼 있었던 점 등에 비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세트장에 관한 증여계약이 체결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여수시는 2004년 좋은영화사가 용주리에서 촬영하는 '혈의누'를 이용해 관광사업을 해보자는 취지로 1억원을 주는 대신 세트장을 영화사로부터 무상기증 받기로 했다. 하지만 촬영이 끝난 후 세트장이 관리부실로 흉물이 되자 여수시는 좋은영화사를 인수한 싸이더스FNH에 철거를 요청했다. 철거비용으로 1억5000여만원을 쓴 싸이더스FNH는 결국 소송을 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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