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자의 와인이야기] 소비량 10년새 급증 … 신대륙産 대중화 불러

인터넷 검색창에 '와인'을 입력해 봤다.

와인 관련 링크가 무수히 떠올랐다.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와인 사이트가 생겨났는지 모를 일이다.

와인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와인 애호가로서 참 반가운 일이다.

한국의 와인 시장이 커지고 있으니 그만큼 더 많은 와인 동지를 만날 수 있다는 뜻 아닌가.

와인이 처음 수입된 지 30여 년 만에 한국의 와인 시장은 폭발적인 신장세를 이뤘는데 그 대부분이 최근 10년 동안 성장한 것이다.

와인 소비량은 1999년 700만ℓ에서 2004년 2370만ℓ로 증가했고 이런 추세라면 2009년에는 3860만ℓ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2006년 바인엑스포 자료)

어떻게 이토록 와인이 성장하게 된 것일까.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해외 여행이 자유화되면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한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와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다.

또 해외 유학자 등 해외 체류자가 증가해 와인을 문화로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이들은 국내에 돌아와서도 지속적으로 와인을 찾으며 와인 수입 증가를 유도했다.

다른 원인은 생활 방식의 변화다.

서양식 식습관이 광범위하게 도입되면서 와인을 함께 마시는 식단이 마련됐다.

서양식 레스토랑에 가면 으레 와인 한 잔은 마시게 되는 분위기도 생겨났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와인 바가 곳곳에 들어선 것도 와인 시장 팽창의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와인 수입 면허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규제를 간소화한 것은 와인업자들에게 상당한 호재였고 이로 인해 와인 수입 회사가 늘어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 와인 소비를 늘렸다고 생각한다.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이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 발표 이래로 레드 와인 소비가 급속히 증가했다는 것은 '와인과 건강'을 다루면서 설명했다.

품질 좋고 가격도 저렴한 신대륙 와인이 수입된 것 역시 와인 대중화를 도왔다.

특히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와인 무관세 협약은 와인이 비싸다는 기존의 편견을 없애 줬다.

위스키 브랜디 코냑 등 증류주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반면 와인은 성장 일로에 있다.

건전한 음주 문화의 대명사로 떠오르면서 와인은 기존 주류 시장을 더욱 잠식할 기세다.

단지 유행 때문에 와인을 마시기보다는 와인의 깊은 맛을 즐기기 위해 그리고 사회 생활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기폭제로 와인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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