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등 가수들 연말 시상식 불참 선언
연제협 "내년 권위 있는 시상식 개최할 예정"


"연말 시상식 대신 공연에 매진하겠습니다."

수백 장의 음반이 쏟아진 올해, 8집 타이틀곡 '소리쳐'로 큰 사랑을 받은 가수 이승철이 연말 시상식 참석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철의 소속사인 루이엔터테인먼트는 "12월 내내 서울과 지방(전주, 대전, 성남, 광주, 부산) 전국 투어 일정이 잡혀 있어 연말 시상식 참석이 힘들 뿐 아니라 100만 장 팔던 가수가 지금 10만 장도 넘기기 힘든 열악한 음악시장에서 가수로서 상을 받기도 민망한 상황이 됐다"고 정중하게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국음악산업협회가 10월까지 집계한 가요 음반 판매량에 따르면 SG워너비ㆍ신화가 20만 장 이상, 동방신기ㆍ버즈ㆍ세븐이 10만 장 이상을 판매했고 뒤를 이어 씨야ㆍ바이브ㆍ장윤정ㆍ슈퍼주니어ㆍ비 등이 7만~10만 장 사이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가수들의 시상식 불참 소식은 2년 전부터 연말이 되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도 세븐, 빅마마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이사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YG 가수들의 가요 시상식 출연을 모두 자제할 예정"이라며 "국내 음반시장이 처한 최악의 상황은 누구를 축하하고 축하받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4집으로 왕성하게 활동한 싸이의 소속사인 야마존 뮤직은 "싸이는 12월30~3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며 "이때 방송사 시상식이 개최되는 걸 알지만 포기하고 공연에 매진하기로 했다.

공연 일정과 겹치지 않는 다른 시상식 출연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한 해를 풍성하게 마감하는 자리였던 가요 시상식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점에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급기야 MBC는 연말 가요시상식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새로운 형식의 연말 가요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대중음악 시장이 침체된 환경에서 많은 가요 시상식이 개최되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라고 공정성 시비가 없겠나.

무엇보다 열악한 시장에서 한 해를 힘겹게 보낸 가수들이 시상식에 참석할 의미를 찾지 못하는 데 큰 원인이 있다.

별들의 전쟁인 영화 시상식과 대조를 이뤄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의 한 임원은 "시상식의 권위는 한 해 활동한 모든 가수가 참석해 서로 축하해주는 데서 생긴다"며 "연제협은 모든 가수 선후배가 동참하는 '코리아 뮤직 어워드'(가칭)를 내년에 창설할 예정이다.

가수들 스스로 상의 권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