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조선) 황실의 후손들이 황실 복원에 나섰다.

'대한제국 황족회'는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한제국 황위 승계식을 갖고 의친왕의 둘째 딸 이해원 옹주(李海瑗·황실명 이진ㆍ88)를 제30대 황위 계승자(女皇)로 추대하고 대관식을 거행했다.

황족회는 이구(李玖) 황위 계승자(29대)의 타계를 계기로 황손 10여명이 중심이 돼 결성한 가족회다.

황족회는 "대한제국 황실이 일제에 의해 강탈된 지 100년이 됐지만 영친왕(28대)의 아들 이구 저하가 후사 없이 작년 7월 도쿄에서 타계,왕가의 맥이 끊김에 따라 해원 옹주를 황위 계승자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원 옹주는 여성으로서 대한제국 황실의 법통을 잇는 것은 물론 황실의 대표 전권,황실 유지보존 및 복원 사업권,31대 황위 계승 후계자 지명권을 갖게 됐다.

해원 옹주는 현재 경기도 하남시 풍산동 빈민촌의 네 평짜리 무허가 월세방에서 공사장 노동일을 하는 둘째 아들 이진왕씨와 함께 노년을 보내고 있다.

사동궁(궁궐의 별궁)에 살며 부친 의친왕으로부터 귀여움을 받고 자란 그는 1936년 경기고녀(현 경기여고)를 졸업하던 해 충청도 갑부 아들 이승규씨와 결혼,게이오(慶應)대학 유학생이던 남편을 따라 4년간 일본에 머물기도 했다.

이후 한국전쟁 때 남편이 강제 납북되면서 집안이 몰락해 혼자서 4남매를 키웠다.

1992년 아들을 따라 미국으로 갔다가 2002년 귀국,하남시에 거처를 정했다.

장남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택시 기사를 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