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시점도 조율…소환시기 다소 늦춰질 듯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13일 비밀리에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출국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이인규 3차장은 14일 "이 회장 측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계획을 한참 전에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6년 에버랜드의 CB를 편법으로 발행해 이재용 상무 등 자녀들에게 헐값에 증여한 사건과 관련해 CB 발행 및 증여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이 차장검사는 "언제 귀국할지는 삼성측과 이야기됐지만 수사와 관련된 부분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검찰이 부르면 올 것"이라고 말해 소환 시점 등도 이미 조율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아들 이재용 상무, 이학수 부회장 등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번 미국 방문으로 검찰 소환 시기는 예상보다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안기부ㆍ국정원 X파일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0월 돌연 미국으로 갔다가 5개월 만에 귀국해 도피성 출국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아직 미국으로 떠나지 않은 이학수 부회장과 이재용 상무를 "출국금지 하지 않았다"고 밝혀 이들이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소환 일정을 잡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