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그 충격으로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가 숨진 여성 재소자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이원일 부장판사)는 6일 올 3월 숨진 김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억7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울구치소장은 교도관 이씨가 그 이전부터 수차례 여성 재소자들을 강제 추행하는 등 같은 행위를 반복할 우려가 있었는데도 이씨를 분류심사업무에서 배제하지 않는 등 미연에 범죄 발생을 방지할 주의 의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구치소 분류심사과장과 보안관리과장도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 이씨에 대해 적절한 징계처분이 내려지도록 했어야 함에도 사건을 축소ㆍ은폐하기에 급급해 김씨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켰으며 결국 김씨가 자살하는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는 강제 추행을 당한 후 정신적 충격이 상당한 정황을 보였고 `자살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재소자를 보호ㆍ감독할 의무가 있는 구치소장과 의무담당관은 김씨 증세가 악화하거나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올 2월 서울구치소 사무실에서 가석방 분류심사를 받던 중 교도관 이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우울증세를 보이다 서울구치소 수용실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했고 나중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3월11일 숨졌다.

이 전 교도관은 지난달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5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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