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가구의 46.2%가 기초생계비보다 가구전체의 소득이 적은 절대빈곤가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자 가구는 전체 절대 빈곤 가구 중 절반에 가까웠으며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항상 빈곤할 정도로 빈곤탈출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 조용수 연구위원은 31일 `최근 고령빈곤 문제의 실태와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2000∼2004년 한국 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04년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구주인 827개 가구 중 46.2%인 382가구가 절대빈곤 가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4년 조사대상 전체 4천635개 가구의 절대빈곤율 18.9%의 두 배 이상이다.

전체 절대 빈곤 가구 중 고령자가구의 비중은 43.7%로 전체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827개 고령자 가구 중 중위 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상대빈곤 가구도 55.3%인 457개 가구나 돼 고령자 가구의 상대빈곤율이 전체 가구 상대빈곤율 (22.6%)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상대빈곤 가구중 고령자 가구의 비중도 43.6%나 됐다.

고령자 가구의 절대빈곤율은 2000년에서 2004년까지 5년 만에 10% 포인트 정도 하락했으나 상대빈곤율은 2000년 이후 최근 5년 동안 55∼58% 수준에서 별다른 개선 조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위원은 "고령자에 대한 각종 보조금 지급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고령자 가구의 절대빈곤율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상대빈곤율은 미미한 하락 추세를 보이는 데 그치고 있다"며 "양극화와 고령자에 배타적인 노동시장의 경직성, 경기위축에 따른 일자리 창출 부진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별, 학력, 연령대별로 어떤 계층이 빈곤에 취약한 지 여부를 계량분석한 결과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성별이나 학력 등 다른 조건이 모두 같더라도 빈곤에 빠질 확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가구는 빈곤 탈출 확률도 낮았는데, 2000년부터 5년 간 빈곤 진출입 양태를 분석한 결과 5년간 계속 빈곤상태인 가구의 비율은 65세 미만 가구의 경우 2.8%에 불과했으나 65세 이상 가구에서는 34.6%에 달해 고령자 3가구 중 1가구는 5년 내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위원은 "선진국보다 빠른 고령화 속도, 저성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 부진, 노동시장의 유연화, 핵가족화에 따른 고령자 부양 형태의 변화 등으로 고령자 가구의 빈곤문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차원의 노후대비 노력과 별개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공동체 차원의 고령 빈곤 완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차원의 고령자 일자리 창출 ▲고령자 취업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정책의 지속적 보완 ▲고령자 근로환경 개선 ▲근로능력 상실 고령빈곤자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 확대 ▲정부의 노인복지관련 예산 획기적 증대 등을 대안으로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