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식 인천세관 홍보담당이 압수물품창고의 문을 열었다. “저기 있는 게 지난 3월 단속에서 압수한 담배입니다. 모두 9만9,000갑입니다.” 신홍보담당이 가리킨 곳에는 얼핏 봐도 커다란 트럭 한 대를 충분히 채울 만큼의 ‘가짜 담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 가운데 한 상자를 풀어봤다. 비전문가는 도저히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해 보였다. 실제로 세관 직원들조차 진위 여부를 한눈에 판별할 수 없다고 한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치밀한 정보분석의 도움이 없다면 담배 밀수를 막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용현 조사반장은 지난 3월 담배 밀수범 검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한 뒤 “최근 담배 밀수범들은 캐주얼의류나 재킷 등으로 신고한 뒤 컨테이너 가득 가짜 담배를 들여온다”며 “X레이 정밀검사와 밀수동향 분석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담배 밀수 단속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짜 담배는 전량 중국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북한산 담배는 아직 발견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밀수된 담배는 복잡하게 얽힌 국내 유통망을 통해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전국에 뿌려지고 있으며 국내 담뱃값이 오르면서 밀수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반장은 말한다. 과거 외국산 저가 담배를 밀수하던 업자들도 가짜 담배 밀수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마진이 남는 구조가 된 셈입니다. 예전에는 밀수를 해봐야 남는 게 없었지만 이제는 적잖게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된 거죠. 담뱃값이 비싼 선진국에서 담배 밀수가 오래전부터 극성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최근 관세청은 담배를 밀수우범품목으로 정하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밀수현장을 포착하더라도 핵심 밀수업자는 체포하기 힘들다. 대부분 중국 등 해외에서 체류하기 때문에 소재 파악이 어려운 탓이다.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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