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모들의 산후(産後) 건강관리가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종화 교수팀은 출산경험이 있는 20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출산 6개월 이내의 병치레 여부를 조사한 결과 2명 중 1명 꼴인 47%가 각종 질환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중 산후에 질병이 생긴 경우는 69명(34%), 기존 증상이 더 악화한 경우가 26명(13%)으로 각각 분석됐다.

출산 후 질환을 세부적으로 보면 비만(23건)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요통.관절염(22건), 요실금.변실금(20건), 우울증(19건), 치질(19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빈혈(18건), 치아질환(14건), 변비(13건), 유선염(11건), 갑상선질환(7건), 회음부통증(7건), 질이완.자궁탈출(4건) 등의 질환을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산모들은 갑상선질환과 유선염, 치아질환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비만과 변비, 우울증, 빈혈, 요실금 등은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산후조리를 한 곳을 보면 친정(42%)과 자택(36%)이 산후조리원(15%), 시댁(6.5%)에 비해 훨씬 많았다.

산후 건강관리법으로는 미역국 등 양질의 식사(61%)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한약(22%), 운동(10%), 영양제(7%) 등을 꼽았다.

산후 여성들이 쉽게 질병에 걸리는 것은 출산 시 신체 호르몬 등 대사의 균형이 깨지는 데다 근육과 뼈 등이 크게 이완되기 때문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김종화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 건강관리에는 신경을 쓰지만 출산 후에는 아이에게 관심이 집중돼 정작 산모의 건강관리는 소홀해지기 쉽다"면서 "출산 후 산모의 몸은 자궁, 골반 등 자궁 근처의 조직은 물론 신체 전체적으로 심하게 이완돼 있는 만큼 보통 정상적으로 회복되기까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