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건설노조의 점거농성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들이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집회 도중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들을 집단 폭행,물의를 빚고 있다.

이 사건은 보건의료노조의 학교시설 사용 승인을 서울대가 불허한 상태에서 무단으로 진행된 집회에서 발생했다.

총학생회는 보건의료노조가 집회 장소 사용을 요청했을 때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1일 서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는 전날 밤부터 서울대 노천강당에서 산별교섭 타결을 위한 집회를 벌이던 중 이날 오전 1시40분께 집회로 인한 소음에 항의하던 송동길 총학생회장 직무대행과 이모 미디어 국장을 조합원 10여명이 집단 폭행했다.

송씨 등은 조합간부들에게 "기숙사생에게 지장이 있으니 앰프의 볼륨을 낮춰달라"고 수 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씨가 앰프의 볼륨을 꺼버렸다.

이에 격분한 조합원 2명이 이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얼굴을 맞고 넘어진 이씨를 조합원 10여명이 달려들어 발로 짓밟았고 이를 말리던 송씨의 얼굴과 머리까지 마구 때렸다.

조합원들은 두 사람을 에워싸고 무릎을 꿇게 한 채 이들의 얼굴과 머리를 30여분간 폭행했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송씨도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다.

송씨는 이날 "기숙사생과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방해가 되므로 소음을 줄여달라고 학생들의 권리를 요구했지만 보건노조측에서 '총학이 노동자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게 무슨 행패냐'며 폭력을 행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폭행사건 이후 보건의료노조 간부는 서울대 학생처 관계자와 단과대 학생회장 등이 모여든 상태에서 불미스런 일에 대해 구두로 사과했다.

총학생회는 행정당국의 승인 없이 학내로 진입해 큰 소음을 일으킨 데다 학우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보건의료노조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폭행 혐의로 주동자들을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대 본부측에서도 무단 시설 점유를 통한 집회에서 학생들까지 폭행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서울대 총학 홈페이지 등에는 보건의료노조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는 등 노조측의 폭력행사에 대한 학내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