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마다 전국적으로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는 백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남대 의대 이준행 교수팀은 과학기술부의 국가지정연구실(NRL)사업 지원 아래 패혈증 비브리오균을 조작해 얻은 돌연변이 균주 'CMM781'가 백신 효능이 있음을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중 미생물 추출물을 써 백신 효능을 강화하는 기술은 이미 미국미생물학회에서 발간되는 '감염과 면역(Infection and Immunity)' 올 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전체 연구결과를 곧 다른 해외 유력 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6∼8월에 저항력이 약한 노약자들이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을 때 주로 발생한다.

발열 등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고 병이 진행되면 몸 곳곳에 괴사가 일어나면서 저혈압 쇼크로 생명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치사율이 40∼50%에 달하며 지난해의 경우 전국적으로 57명이 발병, 30명이 사망했다.

이 교수는 "만일 이 균주로 백신을 상용화하면 어촌 등 취약지역에 백신을 집중 보급해 비브리오패혈증의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향후 CMM781을 개와 영장류에 투여하는 전임상 실험에 착수하고 이어 국내 병원 등에서 임상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나 NRL 지원이 종료되면서 추가 연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교수는 "전임상 단계에서만 5억원이 필요하나 민간 기업에서는 해당 백신의 시장성이 작다는 이유로 연구 참여를 꺼리고 있다"며 "비브리오 백신을 전 국민이 다 맞아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자로서는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84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원성미생물학을 전공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패혈증비브리오균을 추적해온 '비브리오 통'.
그는 "대학원 입학 당시(1984년) 모교 총장이 비브리오 괴질로 목숨을 잃는 등 예전부터 전남 지역에서 이 균에 변을 당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지역 사회에 큰 위협이 되는 질환인만큼 추가 연구를 계속해 꼭 이 병을 퇴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