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59)이 9개월여간의 한국생활을 마치고 2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아드보카트 전 감독은 이날 출국에 앞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서 지낸 매 순간이 즐거웠다"며 "모든 여건이 좋았고 많은 도움을 받은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아드보카트 전 감독은 일단 고국인 네덜란드로 갔다가 내달 6일 러시아 프로축구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감독으로 데뷔전을 갖는다.

◆"한국서 지낸 9개월 행복했다"

"에브리바디 굿모닝(여러분 안녕하세요)"이라는 인사말로 인터뷰를 시작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올해 59세로 지도자로선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며 "지도자의 마지막 시기를 클럽팀에서 선수들과 하루종일 호흡하기 위해 러시아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는 핌 베어벡 신임 한국대표팀 감독을 비롯 압신 고트비,홍명보 코치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해 9월13일 '독이 든 성배'를 받아 든 아드보카트 감독은 취임 한달 만에 치른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기분좋은 2-0 승리를 거두면서 침체에 빠졌던 한국축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는 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월드컵 원정 첫승과 원정 최다승점(4점)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으로 독일 월드컵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드보카트 전 감독은 "베어벡 신임 감독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세계적인 지도자"라면서 "압신 고트비와 홍명보 코치 등도 뛰어난 지식과 자질을 지녀 한국 축구는 좋은 연속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독직 연봉 월 1억원꼴 받아

지난해 9월29일부터 올해 6월27일까지 271일간 한국생활을 하면서 아드보카트 전 감독은 상당한 수입을 올렸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서 그가 번 돈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받은 급여와 광고 모델료 두 가지가 있다.

'2006년도 대한축구협회 수지예산(안)'에 따르면 아드보카트는 급여를 비롯해 축구협회가 대신 내주는 소득세 및 주민세 숙박비 식대 등을 모두 합쳐 한 달에 1억원가량씩을 받아왔다.

단순 계산하면 9개월 동안 약 9억원을 협회로부터 받은 셈이다.

아드보카트는 또 삼성전자 디지털TV 광고와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광고 등 방송 CF 모델로 출연했다.

삼성전자 CF에서는 40만달러(약 3억8000여만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핌 베어벡,압신 고트비 코치와 함께 출연한 현대카드 CF의 경우 삼성전자 모델료와 비슷한 액수를 받았다고 가정해서 이를 3등분하면 아드보카트는 1억2600여만원을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모두 종합하면 아드보카트는 9개월 동안 축구협회로부터 9억원,광고수입으로 5억원 등 총 14억원가량을 번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