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이상 거리응원..찜질방.영화관 등도 `북적'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결정지을 2006 독일월드컵 스위스와의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앞둔 24일 새벽 전국은 태극전사들의 필승을 염원하는 `붉은 물결'로 가득찼다.

이날 우려됐던 장맛비도 비켜가며 '12번째 붉은 전사'들의 거리응원을 도운 가운데 전국 대도시 등에 마련된 단체응원장에는 `놀토'(노는 토요일)를 맞은 1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몰려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응원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프랑스전이 열린 지난 18일 5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했던 대구 두류야구장에는 23일 일몰을 전후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몰리기 시작해 경기시작 3시간여를 앞둔 이날 자정께 2만여명이 힘찬 응원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후 9시께부터 개방된 대구월드컵경기장에도 1시간만에 시민 3천여명이 입장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경기장 내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잘 볼 수 있는 자리를 잡기 위해 경기장이 개방되기 훨씬 이전부터 장사진을 치기도 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대구월드컵경기장과 두류야구장 각각 5만여명, 포항 종합운동장과 구미시민운동장에 각각 1만5천여명이 모이는 것을 비롯해 모두 15만여명이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거리를 붉게 물들일 것으로 보인다.

대전 월드컵경기장과 둔산대공원 남문광장, 천안 종합운동장, 아라리오 광장 등에도 일찌감치 많은 시민들이 붉은 물결을 이루며 응원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또 서구 둔산동과 월평동, 대전역 주변의 으능정이 거리 등 주점 밀집지역에는 붉은 악마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몰려다니며 `알프스를 넘어 16강으로'를 외치는 등 한껏 들뜬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전.충남지역은 5만5천여명이 거리응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2만여명이 추가로 응원전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 킨텍스(한국국제종합전시장)와 수원월드컵경기장 등 경기도내 19개 야외응원장도 밤샘 응원 준비에 나선 시민들로 넘쳐났다.

박지성 선수의 모교인 수원공고는 새벽 2시에 교사와 학생 200여명이 대강당에 모여 학교응원단 '유니콘스'의 지휘에 맞춰 꼭짓점댄스로 몸을 푼 뒤 자랑스런 선배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의 선전을 기원할 예정이다.

응원의 물결은 군부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원지역 군부대는 취침 및 기상시간을 조정, 결전의 순간을 기다렸으며 우리국토의 동쪽 끝 독도에서도 필수경비 인력을 제외한 경비대원 30여명이 내무반에 설치된 TV앞에서 `오~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우리팀의 승리를 기원할 계획이다.

찜질방과 영화관 등 실내 응원장도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경기를 보려는 시민들로 크게 북적거렸다.

스위스전에 맞춰 찜질방을 무료로 개방한 청주시내 일부 대형사우나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경기중계에 나선 광주지역 밀리오레 영화관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또 대형 TV가 마련된 호프집 등 도심 곳곳에도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밤샘 응원에 나설 채비에 나서는 등 시간이 갈수록 '12번째 붉은 전사'들의 응원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날 경찰은 1만2천명 이상을 응원현장에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소방방재청도 지자체별로 현장안전 지휘본부를 설치했다.

(대전.대구.수원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jchu20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