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무장단체에 피랍됐던 대우건설 박창암(45) 과장의 가족들은 박 과장이 8일 오후 11시 40분께 무사히 풀려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난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다 시피하고 한가닥 희소식을 고대하며 하루 종일 텔레비전 앞에 매달렸던 부인 정모(38.전남 순천시)씨는 막내 명훈(4)군을 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7일 낮 회사로부터 남편의 피랍 소식을 전해 들은 정씨는 혹시 남편이 잘못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8일 새벽 박씨를 비롯해 함께 납치된 근로자들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온데 이어 오후 6시께 들려온 석방 예정 소식에 조금은 안도했다.

하지만 현지 상황이 어떻게 돌변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편의 석방 모습을 보지 않는 한 기뻐하기는 일렀다.

오히려 남편이 풀려난다는 소식이 더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그리고 약속된 오후 10시가 지나도 석방 소식이 들리지 않자 서서히 어제의 불안감이 또다시 엄습했다.

드디어 오후 11시 40분께 피랍 근로자 석방 소식을 알리는 속보가 전해지자 정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남편이 풀려나 너무 기쁘고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한다"면서 "귀국하면 다시는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큰 아들 명일(12.초등학교 5년)군은 "이번에는 선물 사 오지 않아도 좋으니까 얼른 아빠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연로하신 시어머니가 걱정하실까봐 알리지도 않았는데 천만 다행"이라며 "평소처럼 화상 전화를 통해 얼굴과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울산 모 대학을 졸업한 뒤 여천산단에서 20여년동안 일을 하다 2004년 1 0월 대우건설 전기기술자로 채용돼 나이지리아에 파견됐고 지난해 12월 일시 귀국, 한달 뒤 다시 해외 근무를 지원해 나이지리아 현장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