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에 휩쓸려 범한 작은 실수가 한 인간을 회복 불능의 절망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 깨달음을 뼈저리게 절감하게 해준 계기는 바로 대마초 사건으로 구속된 일이었다.

그 사건은 내게 끝이 어딘지도 모를 절망을 안겨줬다."('이현우가 사는 법' 중)

가수 이현우가 인생 40년, 가수 생활 15년을 돌아보는 자전 에세이집 '이현우가 사는 법'(북폴리오)을 냈다.

그는 이 책에서 1993년 '꿈'을 히트시킬 당시 벌어진 대마초 사건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이 고백에는 자책과 억울함이 함께 녹아 있다.

책에 따르면 이현우는 데뷔 첫 콘서트를 앞두고 자택에서 마약전담 수사관에 의해 경찰서로 연행됐다.

그는 친구들과 나이트클럽, 청평 유원지 등지서 대마초를 흡입한 적이 있어 검사의 유도 신문에 순순히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이현우는 "대마초에 아무런 죄의식이 없었다.

그토록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오리라곤 생각지 못했다.(중략)

미국선 대마 흡입이 공공연한 비밀 같은 것이었다"며 "대마초를 입에 물면서 정상의 인기에 오른 록그룹 리드싱어라도 된 듯한 기분에 잠기기도 했다.(중략)

그런데 그게 내 인생 최대의 과오로 기록될 줄이야…"라고 회고했다.

또 "당시 3주간 구속돼 철창 신세를 졌다.

절치부심 끝에 '헤어진 다음 날'로 복귀하기까지 오랜 기간 암담한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며 음악적인 모습을 거듭할 시기에 말이다.

이젠 잊었지만 정말 울화통이 터질 일이다"라고도 했다.

말미에 그는 대마 합법화 움직임도 있지만 이에 대해선 어떤 입장 표명도, 적극적인 동참도 피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이현우가 사는 법'은 '인간 이현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사춘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가 겪은 방황과 추억, 가수로서의 성공과 절망, 싱글남의 라이프 스타일, 앞으로의 꿈에 대해 솔직하게 서술했다.

미술을 전공한 이현우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그간 공개되지 않은 사진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248쪽. 1만원.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