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기자의 세계음식 맛보기] 인도네시아 '반자르식 닭고기 국'



인도네시아 자바섬엔 이런 신화가 전해져온다고 한다.

하느님이 점토 두 덩이로 인간을 빚다가 한 덩이를 떨어뜨려 악마가 되고말았다.

남자를 만들고 재료가 떨어진 창조주는 달의 둥근 모습,뱀의 구불구불한 모습,칡넝쿨의 엉킨 모양,풀의 흔들리는 모습,보리의 날씬한 모습,꽃 향기,나뭇잎의 경쾌함,사슴의 눈길,햇볕의 상쾌함,바람의 민첩함,구름의 눈물,솜털의 연약함,잘 놀라는 새의 모습,꿀의 달콤함,공작의 허영심,제비의 가는 허리,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산비둘기의 울음소리로 여자를 만들었다.

옛 인도네시아 남자들은 여자가 복잡 미묘한 이유에 대해‘재료가 달라서’라는 재기 발랄한 해석을 했던 모양이다.


상쾌한 햇볕이 내리쬐던 날 서울 여의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저에 그 '복잡한 여자'들이 다 모였다.

인도네시아 음식 소개를 부탁했더니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부인 아드리아나 또빙 여사(가운데)가 아흐야르 서기관 부인(왼쪽부터),부디만 참사관 부인,헤라와틴 공사,헬다 부무관 부인,소엣자 부통신관 부인,바뚤자말 2등 서기관 부인 등 대사관 여성 관계자들을 다 불러 모았다.

"인도네시아는 어느 섬이냐에 따라 풍습과 언어가 다르고 음식 문화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거대 회동의 배경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 자바 칼리만탄(보르네오) 술라웨시 말루쿠 파푸아 같은 큰 섬 외에 소도(小島)가 1만8000여개에 이르고 이 중 사람 사는 곳만도 6000여개나 되는 방대한 섬 나라다.

왕래가 불편하다 보니 말과 인종의 통일이 안 돼 2억여명의 인구가 742그룹으로 나뉜다.

또빙 여사는 "음식도 지역색이 강한데 내 고향 수마트라 섬에선 맵고 시고 짠 양념을 많이 쓰지만 칼리만탄에선 고소한 코코넛 밀크를 많이 먹는다"고 소개했다.

우리의 국에 해당하는 소토를 예로 들면 고기 국물을 우려 갖은 향신료와 양념을 넣는 것은 대동소이하나 조리법과 재료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헬다 부무관 부인은 "내 고향 동 자바에선 소토를 소토술퉁이라 부르고 소 내장에 코코넛밀크 생강 레몬잎 투르메릭을 넣어 끓인다"고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부디만 참사관 부인과 소엣자 부통신관 부인은 술라웨시에는 쌀뜨물에 쇠고기를 우리고 코코넛 밀크와 레몬 워터를 넣는 초토 마카살이 있고 서수마트라에는 쇠고기 국물에 향채와 시나몬을 넣는 소토파당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빙 부인이 소개한 것은 닭 국물에 카르다몸과 시나몬을 넣는 칼리만탄식인 '소토아얌반자르'다.

고추를 쪄서 물과 식초를 섞은 쌈불(일종의 고추장)을 풀어 맵게 먹는다.

우리가 국에 밥을 말아 먹듯이 인도네시아인들은 소토에 페르케델이라고 불리는 감자 케이크,삶은 계란,튀긴 과일 칩인 벨린조 따위를 넣어 먹는다.

여기에 밥을 곁들이면 반찬 없이 한끼 식사가 된다.

노동자 유입이 늘어난 결과 현재 한국에는 2만여명의 인도네시아인이 살고 있다.

특히 노동자들이 밀집한 안산 부천 수원에는 인도네시아 식당들도 문을 열었다.

서울엔 전문 식당은 없고 하얏트 호텔이 인도네시아식 볶음밥 나시고랭을 취급하는 등 단품 메뉴를 파는 곳만 있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서울에 사는 자국 국민들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매주 화요일마다 간이 식당을 열고 있다.

인도네시아인이 아니라도 7000원을 내면 쌀밥과 국에 육류 반찬과 채소 반찬이 곁들여진 전형적인 현지 식단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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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반자르식 닭고기 국 만드는 법 ]


[정지영 기자의 세계음식 맛보기] 인도네시아 '반자르식 닭고기 국'

소토 아얌 반자르(반자르식 닭고기 국)



◆재료=작은 닭,물 1500㎖,파,마늘 5쪽,넛맥 반개,카르다몸 2개,시나몬 5cm,흰 후추 1/2작은술,소금 약간(모두 섞는다)

#넣는 음식=삶은 계란 3개(얇게 썬다),버미세리 50g,샐러리 2 작은술,볶은 파 1작은술,레몬 1개,페르케델(감자케익),다진 양파 2 작은술

#쌈불 양념장=매운 고추 100g을 쪄서 다진 후 물 1작은술,식초 1/2작은술을 섞는다.

◆만들기=①닭을 4등분해 1500㎖의 물을 붓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다.

닭을 꺼내 잘게 찢고 닭 우린 물은 계속 끓인다 ②파와 마늘을 기름에 볶다가 향신료와 양념들을 섞은 후 닭 우린 물에 넣고 계속 끓인다 ③국 그릇에 닭국물을 붓고 닭고기,버미세리,계란,페르케델을 넣는다.

볶은 파,얇게 썬 샐러리와 다진 양파를 뿌려 낸다.

쌈불을 기호대로 풀어 먹는다.

#페르케델 만들기=익혀서 으깬 감자에 넛맥,흰후추,소금,계란 노른자를 넣고 한 숟가락씩 떠서 동그랗게 뭉친 후 살짝 눌러서 계란 노른자 물을 입혀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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