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던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씨가 자신의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김충섭 부장판사)는 13일 주병진씨가 "공판 청구 이전에 경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국가와 경찰관 L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명예에 타격을 입어 정신적 손해가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에게 위법성이 없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성추문 사건과 같이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의 혐의 내용인 경우 일반 국민으로서는 알아야 할 이익이 있고 공소 제기에 앞서 공표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측의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원고가 재판과정을 통해 혐의없 음 내지 처벌이 불가하다는 사실이 확정되기까지 명예에 타격을 입어 정신적 손해가 일부 인정된다고 해도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2000년 서울 모 호텔 주차장에서 K(여)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공소 사실에 부합하는 범죄의 증명이 없지만 소 제기 이전에 고소가 취하돼 무죄 선고를 할 수는 없다'며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받자 경찰관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