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킬 뻔했다.

롯데월드가 지난 6일 발생한 놀이기구(아틀란티스) 사망 사고를 사과하기 위해 실시한 무료개장 행사에 10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35명이 다치고 미아가 속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무료개장 행사를 앞두고 각종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경고했으나 롯데월드는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롯데월드를 찾은 사람들은 "지난해 10월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MBC 가요콘서트 녹화 참사(11명 압사,70여명 부상)가 재연되는 것 같아 마음을 졸였다"며 롯데월드 측에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가 나자 롯데월드 측은 오는 31일까지로 예정돼 있던 무료개장 행사를 27일 이후 전면 취소했다.

무료입장 행사가 열린 2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입구와 잠실역 등에는 오전 4시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해 3시간 만인 7시께 5만여명으로 불어났다.

회사 측은 긴급히 질서유지에 나섰으나 오전 7시20분께 롯데월드와 잠실전철역을 연결하는 지하에서 안전요원의 말이 잘못 전달돼 첫 사고가 났다.

안전요원이 앞에 서서 대기 중인 관람객들에게 앉으라고 했으나 뒤편에서는 이를 이제 입장하라는 뜻으로 오해해 일시에 밀어붙이면서 7명이 넘어져 다리 골절 등 중경상을 입었다.

이후 롯데월드 쪽으로 앞다퉈 접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바닥에 넘어지고 출입구 유리창이 깨져 중경상을 당한 환자가 속출했다.

이날 다친 사람은 유아 초등학생 등 3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의경 400여명을 배치해 질서 유지에 나서면서 비로소 사태가 수습됐다.

롯데월드 측은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 측에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길종 롯데월드 마케팅이사는 "유관 기관과 협조하고 동선에 따라 안전요원 210명을 배치하는 등 충분히 대비했으나 시민들의 문화의식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시민들에게 사고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롯데월드를 관할하는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롯데월드 측은 경찰력 지원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면 사고 발생이 우려되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공문 등을 통해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월드는 이날 오전 이미 입장한 관람객 3만5000여명에게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워낙 입장객이 많아 여러 시간을 기다려야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었다.

매점과 식당 등은 만원이었고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는 구내방송이 끊이지 않았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b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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