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거주하는 한국계 혼혈인들이 프로풋볼 슈퍼스타 하인스 워드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2월 미 의회에 재상정된 '혼혈인 시민권 부여법안'이 많은 의원들로 부터 주목을 받지 못해 자칫 다시 사장될까 우려되는 가운데 같은 한국계 혼혈인 워드가 이 법안에 관심을 갖는다면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레인 에번스 미 민주당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베트남계 등 아시아 5개국 혼혈인에게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법안이 통과되면 지난 1982년 이민법에 따라 미국에 이주한 한국계 혼혈인중 영주권만 받고 영어능력 부족 등으로 시민권은 받지 못한 3천명 가량이 혜택을 입게 된다. 이들 혼혈인은 미국인 아버지가 한국에서 데려와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갖게 된 워드와는 달리 미국인 아버지에 의해 태어난 뒤 한국에 버려졌던 사람들이다.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중인 재미 전종준 변호사는 "혼혈인 법안이 두번째 상정됐음에도 의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조바심이 난다"면서 "워드가 오프라 윈프리쇼와 같은 유명 TV 프로에서 이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말을 해주거나 의원들에게 관련 서한을 보내주면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 변호사는 '워드 효과'를 위해 워드측과 접촉중이다. 또 1년여간 이 법안의 지지 서명운동을 벌여온 한미여성연합회 실비아 패튼 회장은 워드가 연락이 닿지 않자 어머니인 김영희씨에게 서한을 보내 아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패튼 회장은 이 서한에서 "하인스 당신보다 더 아픔을 당한 혼혈인들을 위해 이 법안 통과 캠페인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다. 패튼 회장은 이미 워드의 고교 은사인 정삼숙씨 등의 도움으로 1만7천명으로 부터 지지 서명을 받았으며, 세계 국제결혼여성회 등과 함께 독일, 베트남을 망라한 국제적인 서명 운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워싱턴에 거주하는 한국계 혼혈인 모임인 '워싱턴다문화가족협회'총무인 김운택(51ㆍ미국명 쟈니 웨스트오버)씨는 "입양아는 자동으로 시민권을 갖지만 혼혈인은 그러한 대우를 못받는다"면서 "이 혼혈인 법안은 과거 주한 미군을 아버지로 둔 혼혈인들이 자신을 버리고 간 아버지의 나라에서 '아버지의 자식'으로 인정받음으로써 자신의 주권을 찾겠다는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워드는 너무 어려서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한국서 자란 혼혈인들의 고통을 알 지 못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가 '버려진 혼혈인들을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준다면 분명히 엄청난 반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