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년인 A씨는 겨울방학을 맞아 1주일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A씨는 귀국 도중 비행기에서 갑자기 숨쉬기 어려울 정도의 호흡곤란과 흉통으로 사색이 됐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결과 심장질환이 아니라 가슴에 공기가 차는 기흉으로 진단,응급시술을 받았다. 기흉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서 발생한 공기주머니(기포)가 터지면서 흉막 공간에 공기가 새어들어가 그 압력으로 폐의 일부분이 쭈그러지는 질환이다. 즉 가슴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폐에서 빠져나온 공기가 폐는 물론 주변 장기,특히 심장 혈관을 압박해 갑작스런 가슴 통증 및 호흡곤란을 초래하는 것.일반인들에게는 '가슴에 바람이 든다'고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다. ○마르고 키 큰 젊은이에게 많이 발생 일반적으로 마르고 키가 큰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흉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강북삼성병원에 따르면 기흉으로 입원한 환자가 95년 74명에서 지난해 147명으로 약 2배 늘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청소년 체형이 커져 기흉이 증가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40~50대의 경우 기존의 폐결핵,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흉부촬영으로 간단히 진단 대표적인 증상은 서서히 어깨를 압박해 오는 압박통과 가슴답답함,갑작스럽게 숨이 차며 숨쉬기 힘들 정도의 호흡곤란과 흉통을 느끼게 된다. 마르고 키가 큰 체형의 젊은이들이 격한 운동 중 갑작스러운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면 기흉이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의사의 간단한 문진과 청진 후 흉부사진 촬영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청소년 금연이 중요 청소년의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고루 영향을 섭취해 균형있는 체형을 만들고 적당한 운동으로 폐활량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흉강에 찬 공기 양이 적으면 안정만 취해도 상태가 호전된다. 증상이 심하면 흉관삽입술을 통해 공기를 제거하게 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기흉의 원인이 되는 폐기포를 제거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5일간 입원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오태균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10~20대에 많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젊은층의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흉으로 진단을 받았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장시간 비행기 여행을 하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