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발생한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 조폭 난동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지방경찰청은 23일 이번 사건이 부산지역 거대 폭력조직간의 해묵은 감정싸움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난동과정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한 피해자 3명을 대상으로 사건 경위를 조사한 결과 양모(27)씨의 장례식장에 문상온 폭력조직 칠성파 조직원과 20세기파 추종세력간 욕설이 사건발단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후배와의 말다툼끝에 피살된 양씨는 칠성파와 20세기파 추종세력과 가깝게 지내왔으며 최근에는 칠성파 추종세력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0일 오전 2시께 장례식장에 문상온 20세기파 추종세력 10여명이 문상 중 자신들의 조직을 배신하고 칠성파로 돌아선 정모(27)씨를 발견하고는 욕설을 퍼부었고, 이어 오전 5시께 자존심이 상한 정씨가 전화로 20세기파 조직원에게 `어디한번 붙어보자, 자신있으면 여기로(장례식장) 와라'며 욕설을 한 게 사건발단"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의 욕설전화에 흥분한 20세기파 조직원이 평소 칠성파에 감정이 좋지 않았던 20세기파 조직원과 반(反)칠성파 조직폭력배 30여명을 소집한 뒤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채 장례식장을 급습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폭력배들은 장례식장을 급습했지만 정씨가 현장을 떠나고 없자 장례를 준비중이던 유모(31)씨 등 3명을 무차별 폭행한 뒤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정씨는 물론 피해자 3명 중 일부가 칠성파 조직원 및 추종세력"이라며 "자칫 이번 사건이 부산지역 거대폭력조직인 칠성파와 20세기파간 조직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모든 경찰력을 동원해 난동 폭력배 검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난동 폭력배들의 인적사항이 속속 확인됨에 따라 총괄수사지휘를 부산지방경찰청 형사과장으로 격상시키는 한편 지방청 광역수사대 6개팀, 14개 경찰서 전담형사반 각 1개팀씩 등 모두 20개팀 120여명으로 수사 및 검거전담반을 확대 편성해 검거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의 장례식장 CCTV를 분석해 20세기파 추종세력으로 분류돼온 14명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칠성파와 20세기파는 지난 80년대부터 시작된 경찰의 끈질긴 단속에도 불구하고 신칠성, 신20세기, 재건20세기, 유태파 등으로 끝없는 분파과정을 거치며 현재도 많은 추종세력을 낳는 등 부산지역 폭력조직의 사실상의 모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