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연인들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추억과 사랑이 있는 2005 여름밤의 꿈' 둘째날 공연이 26일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렸다. 25일 마련된 '추억의 날' 공연에 이어 이날은 '연인의 날'로 꾸며졌다. 비가 내렸던 전날과 달리 선선한 저녁바람이 불어 관람하기엔 더없이 쾌적한 행사장에는 공연의 주제에 걸맞게 손에 손을 맞잡은 커플 관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본 공연이 시작되기전 연인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무료 궁합보기' 행사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세 명의 역술인이 각각 궁합을 봤지만 길게 늘어선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궁합을 본 회사원 남승우씨는 "궁합을 그대로 믿지는 않지만 여자친구와 서로 잘 맞다는 결과가 나와 무척 기분이 좋다"며 "다만 입조심하라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유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하모니 콘서트' 직전에 열린 댄스 페스티벌에는 2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남녀혼성 3인조 그룹 거북이의 '빙고' 등 최신 댄스곡에 맞춰 참가자들은 저마다 숨겨뒀던 춤솜씨를 뽐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영예의 1등은 노익장을 유감 없이 발휘한 이양자씨(64)가 차지했다. 이씨는 2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과 63빌딩 관람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몸이 불편해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는 남편의 간병을 위해 멀리 광주광역시에서 상경했다가 우연히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는 이씨는 "남편이 빨리 나아서 여행상품권으로 함께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며 기뻐했다. 첫 번째 초청가수로 무대에 오른 팀은 '자전거 탄 풍경'에서 이름을 바꾼 '나무자전거'. 시원한 저녁바람이 부는 가운데 이들은 차승원 주연의 영화 '선생 김봉두'의 주제가인 '보물'을 비롯 '사랑해요''내 안에 깃든 너' 등을 특유의 서정적인 목소리로 불러 관객들의 '앙코르'세례를 받았다. 이어 등장한 남성 2인조 댄스트로트 그룹 '바나나'는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들은 80년대 가수 박혜성의 히트곡 '경아'와 태진아의 '동반자'를 다이내믹한 율동과 함께 리믹스로 불러 열띤 호응을 얻었다. 역시 80년대를 풍미했던 그룹 '이치헌과 벗님들'의 리더 이치헌이 등장하자 객석은 '오빠~'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뒤덮혔다. 이어 출연한 신인가수 모세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사랑인 걸''사과나무' 등을 불러 깊어가는 여름밤의 정취를 더했다. 행사 마지막날인 27일에는 △가족 장기자랑(오후 7시)△가족사랑 콘서트(오후 8시,박상민 박정운 BMK 첼로 라온 등 출연)△불꽃놀이 및 영화상영(오후 9시30분,수애 주현 출연 영화 '가족')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