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들이 남북 분단의 상징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와 생태의 상징으로 만드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DMZ 보전의 선봉에 선 인사는 테드 터너 전 CNN 회장. 그는 13일부터 15일까지 DMZ 보전을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용기편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1997년 DMZ 보전을 위해 재미동포 학자들이 설립한 `DMZ포럼(www.dmzforum.org)'의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이 단체의 자문위원으로는 개미 연구의 1인자이자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스칼라피노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 지난 83년부터 94년까지 주한 유엔군사령관 정전(停戰)담당 특별고문으로 일했던 이문항(미국명 제임스 리)씨, 해리 반즈 아시아소사이어티 이사 등이 참여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 역시 내전과 분쟁이 만연한 아프키라 각국의 접경지역에 `평화의 공원'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DMZ를 생태계와 평화가 한데 어우러진 세계적 공원으로 조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DMZ포럼 한국사무소측은 "남아공은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을 상대로 DMZ 자연생태 보호 및 세계 평화의 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오는 16일 경기도 주최로 고양시에서 개최되는 `2005 DMZ 국제회의'에 앞서 보낸 축사에서 "남북의 합의 아래 DMZ의 자연 생태와 생물 보호 구역을 만드는 일은 한반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환경보호와 보존활동을 가속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큰 의의를 부여했다. 올해 회의에서는 터너 전 회장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DMZ의 자연생태 보전'이라는 주제로, 그와 함께 북한을 방문하는 커트 웰던 미 하원 의원이 `자연생태 보전과 평화정착을 위한 접경지역 평화의 공원 조성'이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할 예정이다. 올해 회의에는 조지 아치볼트 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 말콤 콜터 세계자연연맹 황새보호위원장, 윌렘 반 리예 남아공 평화의 공원 재단 대표, 이승호 DMZ포럼 대표, 호랑이 전문가인 드미트리 피크노프 러시아 국립과학원 극동지리학연구소 야생동물생태연구소장 등 세계적인 환경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뉴저지주 로렌스 빌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영화배우 안성기씨의 아들 다빈(17)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자인 종대군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재미교포 학생 3명과 `DMZ 유스포럼'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캠페인에 가세했다. 다빈군의 어머니 오소영씨는 "6.25와 같은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DMZ가 지니는 의미를 깨닫고 혼자 힘으로 홍보 책자도 제작하고 후원자도 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기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