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병사의 날, 동작 그만! 모두 푹 쉬어!"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1일 하루를 '병사의 날'로 정해 신세대 장병들의 기살리기에 나섰다. 이날 오전 이 부대 정문 초소에는 평소 기지출입 통제를 담당하던 병사 대신 헌병대대 운영계장 이원상(33) 대위가 K-1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에 임했다. 정문 초소는 물론 이날 기지 외곽 경계근무 초소와 방공포대 앞, 심지어 부대식당 취사실 어디에서도 병사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어김없이 간부들이 그 자리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철통 근무를 대신했다. 이번 병사의 날은 기존 형식적인 부대행사에서 벗어나 병사들이 직접 행사를 준비한 데다 부대차원에서도 '병사 근무 금지령'을 내리는 등 각별한 배려를 했다. 특히 병사들은 대표 12명으로 병사의 날 준비위원회를 구성, 두달 전부터 '능동적인 신세대 병사들의 행복한 하루를 만들자'는 목표 아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축제를 준비했다. 이번 축제의 핵심은 병사 모두가 업무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하루를 즐기는 것으로 이날 모든 병사들은 부대 창설이래 최초로 전원이 근무에서 제외된 채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으며 대신한 간부들은 병사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더욱이 헌병대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밤샘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기지 전지역 경계근무를 간부들이 전담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황금같은 하루를 보장받은 병사들은 부대를 찾은 친구와 가족, 애인 등과 부대 곳곳에서 펼쳐진 밴드와 응원단 공연, 커플 노래자랑, 연인과 함께 그네뛰기 등 17가지의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며 병영생활의 고단함을 덜었다. 이날 5시간 동안 정문 경계근무를 담당한 이원상(33) 대위는 "비록 하루동안 집중적으로 한 근무지만 병사들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병사들과 눈높이를 맞춰 활기찬 병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24) 병장은 "유쾌하고 군생활 중 최고의 하루였다. 멋진 행사를 기획해준 동료들과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 부대에 감사한다"며 "오늘 함께 한 여자친구도 이렇게 좋은 부대라면 입대하고 싶다고 했다"고 활짝 웃었다. 제8비행단 고덕천(준장) 단장은 "병사들 스스로 명랑하고 활기찬 병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자치제도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앞으로 군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엄정한 군기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대한 정다운 병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kimy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