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같은 빨랫감들을 너저분하게 바닥에 늘어 놓고, 좀체 이발관에 가기를 꺼리고, 거짓말을 하며 약속을 어기는 남편의 나쁜 버릇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독일 괴팅겐 대학의 결혼문제 치료사인 레그나르 베어는 "한 사람을 바꿀 수는 없으며, 남편을 재교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는" 현명한 방법과 요령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부부 갈등시 위협이나 비난보다는 협상 전략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당신을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이 더 편안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좋다. 그런 식으로 배우자는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일반화하거나 "나 같으면" 식으로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피하는 게 최선이다. 심리학자 미카엘 틸에 따르면, 아내와 남편 사이 갈등의 대부분은 교육과 사회 전통의 결과이다. 여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언어와 사회적 기술로 더 많은 훈련을 받는 반면 남성들은 공격성과 스태미나를 훈련한다. 어머니들은 아들이 약골보다 수완꾼이 되기를 원하며, 그런 방식으로 키운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버릇을 가진 남편을 고친다고 가혹한 비판을 쏟아부으면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훈련가인 엘리자베트 보노는 "당신은 남편의 엄마도 아니고 상관도 아니다. 남편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충고한다. 틸은 "배우자의 나쁜 습관과 당신을 화나게 하는 일, 그런 것들이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라. 그 다음 배우자가 당신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당신의 상황이 어떻게 바뀌게 될 지를 말하라"고 조언한다. 남편과 가사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이번주에 당신은 한 번도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나고, 부당하다는 느낌이 든다. 일주일에 최소한 두 번만 당신이 설거지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착취 당하는 아내라는 느낌은 사라질 것이다"라고 말해보는 것도 괜찮다. 오스나브뤼크 대학의 동기유발 훈련가인 율리우스 쿨 교수는 "부부관계가 순조로울 때 배우자에 대한 영향도 가장 크다"면서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최소 두 시간 정도 부부가 대화를 갖고 마음 속을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그는 "주기적으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자동차처럼 결혼도 주기적인 관심을 필요로 한다. 사태가 엉망이 될 때까지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함부르크 dpa=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