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0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성별, 연령별, 직업별, 지역별로 각기 다른 생활환경을 가진 우리나라 평균국민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에서 수면, 식사, 세수, 및 화장, 개인위생 등을 필수생활시간으로, 일, 가사, 학습 및 이동 등을 의무생활시간으로, 교제 및 여가활동 등을 여가생활시간으로 분류했다. ◆하루 24시간 어떻게 쓰나 10세 이상 국민은 하루 24시간 중 10시간 34분(44%)을 잠자고 식사하고 씻는 등 필수활동에, 34%인 8시간 13분은 일, 가사노동, 학습, 출퇴근 등 의무활동에 22%인 5시간 13분은 여가활동에 사용했다. 잠자는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 49분이었으며 밥 먹는데는 1시간 37분을 쓰고 씻고 옷입는 등에는 1시간 8분을 썼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씻고 옷입는데 8분을 덜 쓰는 반면, 잠자는 데 5분, 밥먹는데 4분을 더 썼다. 수입이 있는 일에 쓰는 시간은 3시간 26분, 학습시간은 1시간 14분이었다. 남자들은 하루평균 가사노동을 32분하는 반면 여자들은 3시간 11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이용은 2시간 19분, 취미 등에 59분, 친척, 친구와의 교제에 52분을 쓰는 등 여가시간은 하루 5시간 13분을 사용했다. 20세 이상 성인의 경우 남자는 여자보다 3분 많이 자고 밥먹는데도 여자보다 6분을 더 썼다. 남자는 여가시간도 22분 더 많았다. 남자는 여가시간을 컴퓨터게임이나 인터넷 정보검색, 유흥, 담배피우기에 쓰는 반면 여자는 친척이나 친구와 만나거나 종교활동에 사용했다. ◆평일 오전 6시 53분 기상, 오후 11시 38분 취침 10세 이상 국민이 평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각은 오전 6시 53분이고 밤에 잠자리에 드는 시각은 밤 11시 38분이었다. 월요일에는 일어나는 시각이 6시 47분으로 빨라졌고, 일요일 아침에는 7시 40분으로 늦춰졌다. 잠자는 시각은 토요일밤은 평일과 같고 일요일에는 11시 25분으로 평소보다 13분 빨랐다. 농가의 경우 평일기상시각은 오전 5시 58분이었으며 취침시각은 밤 10시 35분으로 기상과 취침시각이 모두 일렀다. 65세 이상의 평일 취침시각은 평일 10시 14분 아침 기상시각은 오전 5시 47분이었다. 고등학생은 평일 아침 6시 35분 기상하고 밤 12시 13분에 잠자리에 들어 수면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낮잠, 졸음 등에 21분을 써 짬짬이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 아내 남편보다 가사노동 7배 많이해 20∼60세 맞벌이 가구의 아내의 음식준비, 청소, 가족 보살피기 등 가사노동시간은 3시간 28분으로 남편의 32분보다 7배가량 많았다. 맞벌이를 하지 않는 남편의 가사노동시간과 맞벌이를 하는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은 각각 31분, 32분으로 아내가 취업을 하든 말든 남편이 가사노동에 많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가구 주부의 수면시간은 7시간 25분으로 남편에 비해 14분 적었으며 여가생활시간은 3시간 37분으로 남편에 비해 51분 적었다. 맞벌이가구 주부의 여가시간은 5년전에 비해 22분 늘었다. ◆이태백 대학생, 학습시간 감소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의 학습시간은 3시간14분으로 5년전에 비해 무려 1시간 14분이나 줄었다. 하루 10분 이상 자기계발을 위한 학습을 하고 있다는 대학생의 비중도 11.3%에 그쳐 5년전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학습 내용을 살펴보면 외국어 학습이 차지하는 비중은 36.6%로 5년전에 비해 11.4%포인트 늘었으며, 취업,자격증 관련 학습은 33.3%로 8.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고등학생은 하루의 43%인 10시간 24분을 학습과 통학하는 데 사용했으며, 순수학습시간도 8시간 52분에 달했다. ◆6명 중 한 명 아침 걸러 10세 이상 국민 6명 중 1명은 아침을 걸렀다. 성별로 보면 아침에 식사를 하지 않는 남자는 15.2%, 여자는 15.4%로 5년전에 비해 각각 4.0%포인트, 2.2%포인트 늘었다. 특히 미혼여자 중 20대는 3명중 1명(36.8%)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세 이상 국민의 아침식사 시각은 평일은 오전 7시 44분 일요일은 오전 8시 29분 이었으며 아침식사를 하는데는 평일은 22분, 일요일은 25분 가량을 소요했다. ◆평일 20세 이상 취업자 6시간 49분 일해 20세 이상 성인 중 취업자는 평일에 6시간 49분을 순수하게 일을 하는데 썼다. 5년전에 비해서는 주5일 근무 도입 등으로 일하는 시간이 28분 줄었다. 종사지위별로 보면 평일 임금근로자의 경우 7시간 13분을 일했고, 고용주는 7시간 9분, 자영업자는 6시간 6분, 무급가족 종사자는 4시간 59분 일했다. 또 초.중.고.대학생의 요일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23분으로 5년전보다 32분이 줄어 학생들이 학습에 투입하는 시간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의 학습시간(3시간14분)은 5년전에 비해 무려 1시간14분이나 줄었고 하루 10분 이상 자기계발을 위한 학습을 하고 있다는 대학생의 비중도 11.3%에 그쳐 5년전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남성의 평일 가사노동 시간은 31분으로 여성의 3시간39분보다 훨씬 짧았지만 5년전보다 2분 늘어났고 여성은 19분 줄었다. 이와 함께 20세 이상 취업자가 평일에 출퇴근 및 일과 관련해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20분으로 5년전보다 8분 증가해 출퇴근의 힘겨움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임금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은 1시간24분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독서 시간 줄고 컴퓨터 이용은 늘어 인터넷 이용도가 높아지면서 컴퓨터 이용 시간은 늘어나고 있지만 독서시간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세 이상 국민의 평일(월-금)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8분으로 5년전의 9분에 비해 1분이 줄어들었고 일요일도 13분에서 12분으로 줄었다. 토요일은 10분으로 5년전과 같았다.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의 비율은 평일의 경우 12.7%, 토요일은 13.7%, 일요일은 14.6%에 불과했다. 반면 컴퓨터를 활용하는 시간은 평일의 경우 하루 평균 8분에서 28분으로, 토요일은 12분에서 39분, 일요일은 16분에서 44분으로 크게 늘었다. 하루에 10분 이상 컴퓨터를 이용하는 비율은 평일 30.7%, 토요일 32.9%, 일요일 33.1% 등으로 국민 3명중 1명이 컴퓨터를 이용해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컴퓨터 하루 평균 이용시간이 평일 53분, 토요일 1시간37분, 일요일 1시간54분으로 컴퓨터 이용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TV를 보고 신문을 읽는 시간은 5년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평일 2시간6분, 토요일 2시간38분, 일요일 3시간14분 등으로 5년전에 비해 각각 17분, 15분, 20분 줄어들었다. 신문을 읽는 시간도 평일과 토요일은 각각 8분에서 6분으로 2분씩 줄었고, 일요일은 6분에서 3분으로 감소했다. ◆국민 68.1% "바쁘거나 시간 부족" 통계청이 생활시간조사와 병행해 진행한 의식조사에서 조사대상 10세 이상 국민 3만1천634명 중 68.1%가 평소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30대 81.3%, 20대 77.5%, 40대 75.4%, 10대 71.4%를 차지했지만 50대는 61.7%, 60대는 31.5%로 장.노년기로 가면서 시간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줄었다. 취업자는 80.7%가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32.7%에 달했다. 종사지위별로 보면 고용주의 86.6%, 임금근로자의 83.1%, 자영업자의 73.6%가 시간부족을 호소했다. 한편 수입이 있는 일을 두가지 이상 하는 투잡스족의 비율은 전체취업자의 3.5%로 5년전의 3.4%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현영복.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