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최신 치료 트렌드는 식후 혈당치와 함께 공복 혈당치를 철저하게 낮게 유지하도록 하고 이를 위해 자가혈당측정과 조기 인슐린 투여 등을 권장하는 것이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기 위해 치아졸리딘디온계(글리타존계) 약물이나 기존 약물의 복합제를 복용토록 하는게 약물요법의 최신 경향이다. ○철저한 혈당 관리는 기본=혈당이 낮아진다고 당뇨병이 완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혈당의 적정관리는 당뇨병 치료의 기본이다. 식후 혈당치는 공복상태에서 포도당 75g을 물에 타서 마시고 2시간 뒤에 측정한 혈당으로 음식물 섭취 후 증가했던 혈당치가 얼마나 빠르게 정상치로 돌아오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2만2500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코드(DECODE)연구'결과 식후 혈당치가 높을수록 뇌심혈관계의 순환장애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뇨병 합병증 발생의 중요한 바로미터로 인식되고 있다. 공복혈당치의 중요성도 재부각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가 지난해 정상 공복혈당수치 상한선을 110mg/dl 이하에서 100mg/dl 이하로 낮췄다. 이는 여러 인종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구한 결과 당뇨병의 발병률이 100mg/dl 안팎의 공복혈당치에서 급격히 상승하고 100∼110mg/dl 범위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적잖게 발생한다는 통계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혈당치의 엄격한 관리가 강조되면서 의사들은 환자들이 스스로 혈당측정에 나설 것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중증 환자의 경우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하루에 4번 측정하는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불편하다면 적어도 아침에 일어나 공복혈당이라도 하루 한번은 체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로슈진단의 '아큐첵' 등 최신 혈당측정기는 전자동으로 채혈 측정 혈당변화통계 등을 일괄 처리해 환자들이 간편하게 혈당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약물요법의 최근경향=최근 글리타존계 약물의 처방량이 늘고 있다. 이 약물은 근육과 지방조직에서 포도당이 흡수 연소되도록 촉진하고 간에서 포도당이 생합성되는 것도 줄여준다.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해 소모시키는 인슐린의 기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지만 기존 경구용 치료제처럼 인슐린 분비를 늘려주지는 않는다. 국내 대부분의 환자들이 인슐린저항성을 나타내는 2형 당뇨병 환자임을 감안할 때 이 약은 복용환자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글락소미스클라인(GSK)이 로시글리타존(상품명 아반디아), 한국릴리가 피오글리타존(액토스)를 각각 내놓고 있다. 기존 약물은 크게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분비량을 늘리는 설포닐우레아계 약물 △비(非) 설포닐우레아계로서 인슐린분비량을 늘리고 식후 혈당치를 정상화하는 효과가 뛰어난 메글리티나이드계 약물 △인슐린 분비량을 늘리지 않고 간에서의 포도당 생산 및 장에서의 포도당 흡수를 억제하는 비구아나이드계 약물 △알파 결합한 이탄당 이상의 다당류가 분해돼 포도당 등 단당류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하는 알파-글루코사이다제 억제제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들 약물의 상승작용과 부작용 감소 효과를 노려 △글리타존계+비구아나이드계 △설포닐우레아계+비구아나이드계 등과 같은 복합제제가 줄지어 시판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주는 에르고제트와 같은 약물,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밀린 호르몬의 합성유사체로 식후 혈당강하효과가 뛰어난 신약, 비점막에 뿌리거나 복용하는 인슐린, 베타세포의 파괴와 퇴화를 막는 면역제제가 곧 출시될 예정이거나 개발되고 있어 당뇨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약물요법도 의사들이 권하는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소용없다는 것을 환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