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입도(入島) 조치가 완화된 천연기념물 제336호인 독도에 대해 20일 유홍준 청장과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생태환경 변화 등의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점검에는 천연기념물분과위원들인 이인규(위원장)ㆍ구태희(경희대)ㆍ김덕현(경상대) 교수와 사적분과위원인 안병욱(가톨릭대) 교수, 차순대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과 취재진 등 16명이 참가했다. 경찰청 헬기를 타고 서울 한강의 노들섬을 출발해 독도로 들어간 문화재위원들과 유 청장은 독도를 구성하는 30여 개 크고 작은 섬 중에서도 개방이 이뤄지고 있는 동도(東島) 일대를 돌며 입도 이후 독도의 생태 변화 전반을 점검했다. 마침 산란과 부화가 한창인 괭이갈매기들은 '불청객'을 맞이해 더욱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연신 경계의 울음소리를 질러댔다. 폭 1m 남짓한 탐승로 바로 옆 풀밭에는 알을 품고 있는 괭이갈매기가 무수하게 목격됐으며, 부화를 기다리는 알이 가지런히 놓인 둥지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떤 괭이갈매기는 콘크리트로 만든 탐승로 한켠에 둥지를 틀어놓고 계란만한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괭이갈매기 알은 둥지마다 대개 2개가 목격됐으며 그 대부분은 검은 점이 곳곳에 박힌 회색 계통이었으나 일부 둥지에서는 파란색이 도는 알이 섞여 있기도 했다. 나무라고는 한 그루도 발견되지 않는 이곳 독도에서 경찰 상주 인력이 이용하는 동도 정상 부근 화장실 주변 벼랑에서는 죽은 소나무가 목격됐다. 육지에서 옮겨심었다가 해양성 기후를 견디지 못하고 고사한 듯했다. 김덕현 교수는 "지질학적으로 독도는 350만-250만 년 전에 대륙판과 태평양이 충돌하면서 형성된 핫 스폿(hot spot)으로서 태백산맥이나 울릉도보다 훨씬 오래 전에 형성된 섬"이라고 말했다. 구태희 교수는 "시설물이나 경비대가 들어오는 바람에 독도가 이전보다 많이 훼손됐다"면서 "오늘 (우리 점검단의) 방문만으로도 최소한 20개 괭이갈매기 알이 산란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을 내놓았다. 구 교수는 그러면서 "사람들이 (독도에) 입도하면, 아무도 모르는 각종 세균이 들어와 바닷새를 몰살할 수 있다"는 말로 일부에서 주장하는 입도 인원 확대 주장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1981년 이후 20여 년만에 이곳을 찾았다는 구 교수는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황로와 참새가 발견되고 있으나 언제 이곳에 이들 새가 들어왔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1958년 첫 방문 이후 이날까지 20번 정도 이곳을 찾았다는 이인규 위원장은 "그래도 예전에 비해 이곳 시설물이 많이 정비돼 고무적"이라면서 "시설물을 환경 친화적으로 정비하면 독도는 훨씬 아름다워질 것이며, 이를 위해 탐승로에 대한 관람객 출입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릉군은 "독도 보호를 위해 물량장(접안시설)에 대한 방문객 숫자는 늘리더라도 탐승로에 대한 관람객 제한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병욱 교수는 "호수 같은 동해 절해 고도에 있는 인류의 공통적인 천연기념물이 정치적인 이유로 경비대가 들어와 시설물로 훼손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는 감상을 피력했다. 3월19일 이후 두 번째로 이곳을 찾은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오늘 현장 검점 결과와 그동안의 지적 사항 등을 반영한 독도 보호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독도=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