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범행 증거로 제시한 녹음물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피고인 부동의 등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불인정,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명예훼손 사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허근녕 부장판사)는 17일 부동산중개업협회 회원들을 상대로 강의 중 전직 협회장의 학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현직 협회장 이모(57)씨에 대해 "검찰측이 이씨 발언을 담은 증거라며 제시한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은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 김모씨측이 교육장에서 피고인 강의를 녹음했다는 테이프는 복사본인데다 음질이 고르지 않고 피고인이 자기 진술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만큼 해당 녹음테이프와 녹취록, 녹음물 검증조서 모두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검찰 1차 조사에서 "강의 중 김씨의 학창시절 성적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고 자백한 점과 관련, "피고인은 조사 당시 검찰이 두 가지 질문을 한꺼번에 묻는 바람에 `사석에서 성적관련 발언을 한 바 있다'는 말을 잘못 진술한 것이라고 진술을 바꾼 이상 이 역시 증거가 못 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강연장에서 이씨의 발언을 녹음해 김씨에게 전달했다는 또 다른 김모씨의 법정진술의 경우, 1심에서는 유죄판단 증거로 채택됐지만 "내가 녹음을 한 것은 맞는데 강의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이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1년 4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교육장에서 회원 72명을 상대로 강연을 하면서 "김씨가 중학교 시절 반 학급 성적이 매우 낮았다. `가방끈'이 짧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