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으로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일삼던 40 대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한 여중생 이모(14.강원도 강릉시)양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양을 구속한 강릉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http://kn.kwpolice.go.kr) 자유게시판에는 사건이 있었던 지난 16일 이후 20일 오후 1시께 까지 1천여건이 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하루만 이양의 선처를 호소하는 800여건의 글이 올라와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네티즌 이정훈씨는 "두 아이의 아빠인 나도 이양 소식을 듣고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어린 아이의 밝은 장래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선처해 달라. 나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세아이 엄마라는 정귀례씨는 "법에도 인정이 있다고 했다. 어린 아이니 불구속 수사하고 그 아이의 마음도 어루만져 줄 수있는 정신과 상담도 간절히 부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채혁씨는 "이양을 조사할 때 부드럽게 대해 주고, 밥도 잘 챙겨주고, 딸같이 좀 대해달라" "밤에 춥지는 않나?, 혼자 있지는 않나?"라며 담당형사에게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덕귀씨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임형숙씨는 `세상이 아직 따뜻함을 이양에게 보여주자'고 했으며 `법에도 눈물이 있다', `아직 미래가 밝은 아이다', `이양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선처 호소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설 강릉가정폭력 및 성폭력상담소와 강릉여성의 전화 등 강릉.동해지역 4개 시민단체는 이양 구명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 변호사 선임 등 이양 구명활동에 나섰다. 대책위는 "이양은 아버지를 살해했지만 동시에 그동안 아버지로부터 상습적인 학대 및 폭력을 당한 가정폭력 피해자로 최소한의 형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양은 지난 15일 오후 10시 55분께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 이모(40.선원) 씨가 술에 취해 할머니(70)에게 욕설을 퍼붓고 중풍을 치료한다며 할아버지(74)의 귀를 강제로 뚫으려 하는 것을 제지하다 폭행을 당하자 아버지를 넥타이로 목졸 라 살해한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혼한 이씨는 선원 일을 하면서 술에 취하면 함께 살고 있는 부모와 이양에게 욕설을 퍼붓고 때리는 등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휘둘러 온 것 으로 드러났다. 한편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는 이날 이양이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폭행 당한 사실이 담긴 일기장을 공개했다. 이양의 일기장에는 `(아버지가) 학원에 술 먹고 와서 나를 발로 차고 얼굴을 때렸다. 난 잘못도 안했는데. 너무 창피하다. 내가 너무 불쌍하다', `도저히 아빠랑 살 수가 없다. 모든 걸 정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