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83세의 백전노장 파일럿이 환갑이 훨씬 넘은 항공기를 동반자 삼아 마지막 비행을 마쳐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비행 경력 58년째인 미국인 클라이드 랭씨.


랭씨는 지난 48년 록히드사가 제작한 '콘스텔레이션'과 함께 미국을 출발,8박9일의 비행 끝에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콘스텔레이션은 대한항공이 50∼60년대에 국내 노선에 띄웠던 주력 기종으로,대한항공이 이를 기념하고자 최근 사들였다.


또 이 기종은 61년 11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미국 방문 때 이용한 우리나라 최초 대통령 전용기라는 기록도 지니고 있다.


영화 '에비에이터'의 실제 주인공인 비행광이자 영화 제작자 하워드 휴즈의 재정 지원 덕분에 개발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47년 첫 비행을 시작했다는 랭씨는 "50년대 초부터 20여년간 이 기종을 몰았다"며 "이 항공기는 총 8백56대가 제작된 동종 기종 가운데 초기 모델에 속하는 것으로 대부분 고철이 되고 일부만 박물관에서 쉬고 있는 추억의 항공기"라고 설명했다.


그에게는 이번 비행을 끝으로 퇴역한다는 남다른 의미도 있다.


"이 항공기를 한국에 두고 간다고 생각하니 함께 늙어온 동생을 두고 가는 기분"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랭씨가 몰고 온 콘스텔레이션은 인천공항에서 도색작업을 마친 후 18일부터 대한항공 제주 비행훈련원에 전시될 예정이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